‘저어새의 마음이 동(動)할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2018년부터 송도국제도시 11공구 동쪽 갯벌 한가운데에 조류 생태 섬을 조성한다.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남동 제1유수지 안 기존 인공 섬의 저어새들이 새로 조성될 조류 생태 섬으로 옮겨 갈 것인지가 관심사다.

인천경제청은 67억 원을 투입해 2018년부터 송도 11공구 동쪽에서 350m 떨어진 습지보호지역(3.6㎢)에 조류 생태 섬 조성공사에 들어간다. 바닥면적이 5천600㎡인 조류 생태 섬은 9.16m의 높이로, 2천400㎡의 바닷물 밖으로 나온다. 이곳은 송도 갯벌에서 관찰된 멸종위기종인 저어새(1.9%)나 괭이갈매기(9.5%), 재갈매기(1.9%), 도요물떼새(34.7%) 등이 살고 번식하도록 설계됐다.

관심사는 남동 제1유수지에서 서·번식하고 있는 저어새가 조류 생태 섬을 이용할지다. 1992년 조성된 남동 제1유수지 안 인공 섬의 상부 면적은 460㎡로, 최대 400마리(어린 새 포함)의 저어새를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더군다나 인천시의 남동 제1유수지 안에 바닥면적 903㎡(상부 127㎡)의 새 인공 섬 조성계획에 남동구가 반대하고 나섰다.

인천경제청은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남동 제1유수지의 저어새들이 새로 조성될 조류 생태 섬으로 옮길 것으로 내다봤다.

남동 제1유수지의 인공 섬은 저어새가 서식하기에는 썩 좋은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밀물 때 송도 갯벌이 물에 잠겨 쉴 곳을 찾다 보니 유수지 인공 섬을 선택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여기에 접근로가 차단돼 들고양이 등 포식자들로부터 알과 새끼를 보호할 수 있어 인공 섬을 번식지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송도 갯벌 안에 조류 생태 섬을 조성할 경우 저어새는 이곳에서 둥지를 틀 것이라고 인천경제청은 추론한다. 생태 섬 바로 인근에 먹이터와 마실 수 있는 북측 유수지의 민물이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2022년까지 추가로 460억 원을 들여 조류 생태 섬 주변에 염생습지와 녹지, 통합홍보관을 조성해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