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을 ‘빌미’로 남구 용현동 학익유수지 하부를 매립하는 방안도 모자라 홍수 예방을 위해 남겨 둘 수로까지 아예 콘크리트로 덮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는 감사원 감사 지적 조치 사항인 ‘유수지 용량과 면적 축소’를 들먹이며 민간사업자가 추진 중인 학익유수지 상부 지역 매립 면허 신청을 받아주지 않았다. <관련 기사 3면>

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통해 학익유수지 하부(면적 36만㎡)를 매립과 복개하는 내용을 담은 ‘갯골유수지 매립에 따른 대체유수지 검토 용역’ 보고서를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4월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런트 기본설계(전체) 용역 착수 보고 후속 조치다.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폭 200m인 학익유수지 하부의 수로 폭을 좁게는 30m에서 넓게는 87m까지 남겨 둔 뒤 나머지를 매립한다. 30~87m인 수로도 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용역에서 내용은 유수지 수로를 개방형으로 구상한 당초 계획에서 바뀐 것이다.

시는 송도국제도시 9공구 북측 수로만을 대체유수지(폭 340m, 길이 2천40m)로 활용하는 방안과 9공구 북측 수로와 송도 수로 전체를 유수지로 이용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용역 결과, 9공구만을 대체유수지로 활용할 경우 홍수 빈도에 따라 펌프 용량이 670마력 6대(빈도 50년)에서 860마력 8대(빈도 100년)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는 이번 용역 보고서가 나오기 이전 개방형 수로를 남겨 둔 채 학익유수지를 매립한 뒤 도시형 첨단물류단지로 분양할 경우 세입이 2천5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시의 계획대로 매립과 복개한 학익유수지에 개발사업을 벌이면 수익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편, 중구 신흥동과 남구 용현동 주민들은 학익유수지 상부 공유수면(5만3천400㎡) 매립 승인을 반려한 시를 상대로 다음 주 중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시청 앞 광장에서 집단 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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