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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승 동북아교육문화진흥원 원장
최근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압박수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당국은 전혀 가당치도 않은 논리를 내세워 우리나라로 집단 망명(4.7)한 중국 저장성 닝보의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이 "한국 정보기관에 의해 유인, 납치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이들 종업원들의 가족까지 내세워 즉각적인 송환을 요구하는가 하면 로길남, 정기열 등 친북인사들을 동원해 가족의 위임장을 전달, 우리나라 재판정에서 ‘자유 의사 여부’를 타진해야 한다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

 당시 해외에서 운영 중인 북한식당 지배인은 물론이고 종업원들 모두가 외화를 한 푼이라도 더 벌어 북한으로 송금해야 하는, 그런 척박하기 이를 데 없는 형편에 있었고, 바로 이런 상황에서 종업원들이 집단으로 탈북한 것이다.

특히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숨 한번 제대로 쉴 수 없고, 발 한번 편히 뻗고 마음 편하게 잘 수 없는 엄격한 감시통제를 견디기 힘들었다"고 했다.

즉 이들 종업원들은 뒤늦게나마 북한당국의 기만술책을 깨닫고 ‘자유와 행복’을 위해, 정말 목숨을 건 탈북을 한 것인데, 이들이 한국에 들어온 후 한동안 쉬쉬하면서 탈북 사실조차도 숨겨왔던 북한당국이 뒤늦게 "유인납치" 운운하면서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의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가운데 그 가족들까지 동원해 북한으로의 송환을 요구하는 저의는 ‘남의 티끌은 보면서 정작 자신의 티끌은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 그 자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말처럼 주민들 사이에서 탈북사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전파돼 가자, 이것이 주민들의 동요나 체제의 분열,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두려움과 공포가 작용했기 때문이 아닌가 보여진다.

처음에는 조선적십자회 담화를 통해 "한국측의 납치 시인과 사과,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면서 종업원들의 즉각적인 송환"을 요구했으나, 이후에는 "만일 송환하지 않으면 청와대를 비롯해 관련기관에 대한 무자비한 보복을 안길 것"이라 위협 공갈로 이어졌다.

급기야 이들 종업원들과 함께 근무를 하다가 북한으로 돌아간 여종업원 7명을 평양 고려호텔 로비로 불러 들여 미국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배인이 동료들을 속여 남쪽으로 데려갔다"고 증언하게 했는가 하면, 탈북종업원들의 가족까지 동원해 "이들이 강제로 유인 납치됐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송환해야 한다"는 인터뷰를 했다.

 특히 친북 인사들인 민족통신 대표 노길남 및 중국 칭화대학 교수인 정기열 등을 동원해 종업원 가족이 보내는 위임장을 작성해 우리나라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측에 변호인 접견을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런 북한의 얼토당토 않은 요구는 적반하장(賊反荷杖) 그 자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정도로 후안무치(厚顔無恥), 그 자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왜냐하면 미국의 비정부기구인 ‘북한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전쟁 이후 북한당국이 해외에서 납치한 사람은 한국인을 포함해 일본,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 레바논, 네덜란드 등 12개국 18만여 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런 납치행위는 김 씨 일가의 조직적인 시도로 이뤄진 현대의 반인륜적인 가장 큰 범죄 중의 하나로, 납치된 사람들은 김정일 정치군사대학에서 영어나 일본어, 유럽언어 등을 가르치거나 영화에 출연할 것을 강요받고 있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이다.

더욱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이런 납치가 김정은의 직접적인 지시에 의해 지금도 시도되고 있다는 사실인데, 이 때문에 전세계의 양식을 가진 사람들은 그 주범인 김정은을 ICC, 즉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 응당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공분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런 범죄집단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백배, 천배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마치 ‘도적이 매를 드는 것’처럼 자유 의사에 따라 한국을 찾은 탈북종업원들을 ‘유인납치’라 단정하면서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비난하다 못해 각종 위협과 공갈을 일삼고 있는 것은 사리분별을 잊은 ‘막가파정권’만이 할 수 있는 행태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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