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최근 불거진 인천시교육청 고위직 뒷돈 거래 의혹과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청연 교육감과 시교육청 고위직 뒷돈 거래 의혹이 관련 있을 것으로 보이는 자료가 추가로 나왔다.

본보가 확보한 녹취 음원에는 이 교육감이 이번 의혹의 중심에 있는 시교육청 고위직 P(58·3급)씨에게서 해당 사안에 대해 미리 보고받았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녹취 음원은 지난달 23일 남동구 간석동의 한 음식점에서 P씨를 비롯해 시행사 B(51)대표, 이 교육감 지인 L(58)씨 등이 나눈 대화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다.

해당 음원에 따르면 P씨는 이번 돈거래가 문제 됐을 경우 본인까지 조사받는 상황을 각오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윗선까지는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며, 윗선에 미리 보고할 예정임을 밝혔다.

P씨는 "단지 돈 문제가 불거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 나까지 조사받는다는 생각으로…. 좀 비참한 생각이 들어요. 재수 없으면 사장님까지 걸고 넘어져 신문에 크게 나지"라며 자칫 문제가 생겼을 경우 윗선까지 피해를 볼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번 사안이 문제될 경우 이 교육감의 최측근인 L(62)씨가 온몸으로 곁에서 막기로 했다"며 윗선에는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P씨는 "실제 문서로 입증된 건 없으니까, L씨가 돈을 쓴 걸로 해서 우리 사장님한테는 불똥이 안 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데…"라며 "그런 비극적인 것을 대비해서 내가 미리 (글로)써서 다 드리려고 해.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라고 이번 주, 다음 주에 쭉 시간을 적어서 드리려고 해"라고 말했다. P씨의 보고 대상인 ‘우리 사장님’이 누구를 뜻하는지는 곧바로 이어진 대화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P씨는 "그 정도로 내가 생각 없이 앉아 있겠어? 이렇게 되겠구나(라고 다 생각하고 있다)…"라며 "다 정리해서 감님한테 내가 다음 주 초께 적어서 보고 드릴 거에요. 알고 계시라고…"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가 종결되면 개운한 마음으로 또 따로 내가 뭘 생각은 하고 있는데…"라며 "어쨌든 빨리 정리하세요, 싸우지 말고. 정리를 하고 나가야지. 거기 껴 있는데 또 어쩌다 잘못되면 또 내 책임이고…"라며 이번 거래가 문제 없이 빨리 마무리됐으면 하는 심경도 드러냈다.

한편, 이 교육감은 이번 사안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며, 그런 자리에서 내가 언급됐다는 자체가 어이없다"며 지시 의혹 등을 강하게 부인했다.

또한 이 교육감은 최근 본보에서 ‘이 교육감 지인’, ‘이 교육감 최측근’ 등 이번 뒷돈 거래 의혹과 자신을 연관시키는 보도에 대해 적극 대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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