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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흥수 인천시 부평구의원
아마도 우물 안 개구리를 연상시키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자리’에서 매몰되는 삶을 사는 것은 무언가 부족한 혹은 너무 넘치는 삶을 이야기한다. 항아리에 속하면서도, 항아리와 살고 있으면서도, 정작 항아리는 모르는 답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왜 일까?

 자기의 항아리를 알기 위한 방법은 그 항아리에서 나오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는 알에서 자기를 세상에 내어놓듯 알을 깨는 것이다. 위대한 영웅이었던 길가메시도 자기로부터의 여행을 결행하지 않았다면, 그 위대한 힘은 폭력이 됐을 것이고, 가장 참혹한 군주로 기억돼 전해졌을 것이다.

 현실을 미래로 이끄는 힘은 상상의 힘에 달려 있다. 이 사회가 얼마 만큼의 진보적 사회인가는 이 ‘상상력’의 힘에 의해서 성패가 달린다. 그리고 그 상상을 현실화시키는 것은 추상계에 의해서 이뤄진다는 것을 늘 연동해 사고해야 한다.

 옛 선인들은 문사철(文史哲)을 중시했다. 그 배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오늘을 살펴 내일을 준비했다. 또 내일은 오늘이 되어 다른 준비를 진행했다. 그러나 문사철보다 더욱 중요시 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시서화악(詩書畵樂)의 경지를 보고 그 사람과 그 사회의 정도와 깊이를 살핀 것을 기억해야 한다. 문사철의 추상계와 시서화악의 상상계의 통전적 이해가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갈 수 있음을 선조들은 오래전에 알았다. 그래서 후학을 양성하고, 나라의 동량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백성의 삶을 고양하는 과정에서 추상계와 상상계의 조화를 구상했다.

 초선의 의정 활동은 마치도 항아리 안에서 온갖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항아리 밖의 세상에 눈 돌리지 못한 치기(稚氣)가 아직, 더 많은 공부와 듣는 지혜를 탐구해야 하는 미숙한 자신을 돌아본다.

 어려서부터 음악적 재능을 연마한 본인으로서는 부평구의 예술적 고양을 위한 일에 모든 힘을 쏟으려 다짐하고, 그 일에 힘써 매진했다. 첫 번째 결실은 ‘제1회 부평 예술 축제’를 부평의 예술인들과 힘을 모아 성과적으로 진행한 것은 부끄러운 자랑이다. 더불어 ‘부평 풍물축제’를 부평의 대표적 축제로 나가게 했으며, 부평구립 합창단 설치와 운영 조례안을 발의해 합창단의 지속가능성의 길을 연 것은 이후에 더 많은 평가로 남을 것으로 믿는다. 2014년 예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부평구의 균형 있는 예산을 담보하며, 구민의 복리와 후생에 역점을 둬 최선의 노력을 경주했다. 예산과 결산에 더욱 많은 공부와 지혜를 구할 것이다. 이를 통해 더욱 선명하고 살아 숨 쉬는 예·결산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난 2년을 돌아보는 자리에 서니 마음이 무겁다. 시간은 번개처럼 흐르고 본인이 가진 역량과 재능은 그에 못 미치는 오늘, 이렇듯 몸과 마음이 무거운 것은 "더 했어야 하는데" 하는 반성이 앞서기 때문일 것이다. 저 모퉁이를 돌아가면 지친 몸을 누울 수 있을 것인데 그만 여기서 중도 포기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심(初心)’ 이라는 글을 가슴에 새긴다. 한결같은 자세와 태도로 남은 임기, 성(誠)을 다해 부평구의 종합적인 발전과 성숙을 위해 주어진 모든 일에 감사의 마음으로 다가가련다. 그리고 힘과 지혜가 모아지는 기적을 이뤄내기 위해 오늘 나는 낮은 자리에 앉아 항아리의 구멍으로 들어오는 빛을 본다. 이 빛이 우리를 인도하리라.

 많은 부족이 채워지고, 미약한 손발이 든든하고 단단하게 되는 그날까지 ‘겸손과 섬김’의 부평구의회 의원으로 남은 임기를 봉사로 채울 것을 굳건하게 다짐한다. 첫 마음의 함성이 온 몸에 가득 담겨 지역 발전의 초석(礎石)이 되기를 기도한다. 부평구가 상상계를 통해 질 높은 삶을 추구하고, 추상계의 구체성으로 부평의 예술가들과 구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즐거운 마당을 꿈꾼다.

 오늘 이 여행은 혼자만의 여행이 아니다. 동행자와 관전자가 함께 일궈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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