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려는 ‘도시공원법 시행령 개정안’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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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려는 ‘도시공원법 시행령 개정안’ 유감
지영일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 기호일보
  • 승인 2016.09.12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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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영일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유례없이 이어지는 폭염에 온 국민이 한 달 가까이 어쩔 줄 모르고 살았다. 절기에 따라 날씨가 바뀌고 풍요로운 가을을 준비해야 하는 때이지만 1년에 온통 여름만 있다는 듯 기온은 내려갈 생각이 없었다. 도시의 형편은 더욱 지독해서 열섬화 현상으로 인한 폐해가 심각했다. 도로 포장, 고도로 밀집된 인공구조물, 녹지 면적 감소 등 급속한 도시화로 도심은 그 주변지역보다 훨씬 뜨겁게 달아오를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갈수록 위력이 거세지는 초미세먼지의 침입까지. 낮의 일상생활도 힘들었지만 잠 못 이루는 밤은 시민의 피로를 더욱 가중시켰다. 인천을 비롯해 고도로 개발되고 발전한 도시의 사람들은 살랑이는 바람과 시원한 그늘, 보는 이의 눈도 마음도 편안하게 해주는 녹색이 한없이 그리울 수밖에 없다. 우리는 녹시율, 녹지율, 바람길, 비오톱, 도시경관·생태계획 등등의 이름으로 우리의 삶터가 지금보다 더 녹색으로 물들길 바라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숨 쉬기가 한결 편해지고 숙면을 취하기도 쉬울 것이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일부나마 막아내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인천의 경우 그러한 환경이 더욱 간절한 이유가 또 있다. 대규모 산업단지와 주거지역이 혼재하고 슬럼화한 원도심과 신도시가 빛과 그림자처럼 도시에 드리워져 있다. 인천시민들은 오랜 세월 인천항과 인천공항, 각종 발전소와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등 중요 사회기반시설이 유발해온 환경 부담을 감내해 왔다. 대한민국 대표도시임에도 인천시민들의 삶의 질, 정주 여건은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방재정의 어려움으로 지방자치제도시행 전에 결정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을 조성할 여력마저 없다.

 이러한 때에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이 공분을 사고 있다.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은 국가도시공원 지정 요건과 지원 내용이다. 그런데 법제화를 통해 국가도시공원을 정책적으로 조성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만들지 못하게 규제하겠다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문제가 되는 개정안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도시공원의 지정 요건 기준으로 개정안은 공원 면적을 300만㎡ 이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둘째, 공원 부지는 지자체에서 100% 매입해야 한다. 셋째, 공원시설 중 도로·광장, 조경시설, 휴양시설, 편익시설, 공원관리 시설은 지자체가 부담한다. 결국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요청할 수 있는 요건도 까다롭거니와 지자체가 감당해야 할 재정 조달 규모와 방안, 갖춰야 할 행정 조직체계 등을 감안하면 높아도 턱없이 높은 문턱이다. 국토교통부가 회색인프라 구축에만 치중하고 녹색인프라 정책에 인색하다는 성토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사)100만평문화공원조성 범시민협의회가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국토부에 제출했고 인천, 부산, 광주 등의 시민사회단체들도 반발하고 있다.

 기준면적과 관련해 적정 규모가 제한돼야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역사적 중요성, 그 도시와 국가적으로 미칠 긍정적 효과 등에 따른 판단의 여지를 남겨둬야 할 것이다. 도시공원 조성의 경우 공원부지 매입비가 공원조성 비용의 수십 배에 달한다. 현실적으로 지자체가 100% 감당할 수 없다. 적어도 국가 도시공원부지 매입비용의 절반 이상은 중앙정부에서 책임져야 한다. 국가적 기념사업과 관련한 시설 또는 국가적 차원에서 보전 필요성이 큰 자연경관 및 역사·문화유산 등과 관련한 시설은 국가가 일부 지원할 수 있다고 했는데 앞서 지자체 조성 부담 시설도 국가적 차원에서 다룰 내용들이다.

 현 개정안대로라면 국가도시공원 지정과 조성의 시도 자체가 불가능할 뿐더러 전국 지자체들의 정부 차원 녹색복지 확충 요구를 원천 차단하는 장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대한민국 ‘헌법’ 제34조와 제35조는 국가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국민에게 제공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제1조는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공공의 복리를 증진시키는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자체에만 떠넘길 것이 아니라 쾌적한 정주환경 조성에 국가가 직접 나서야 한다.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정부가 국민의 환경복지를 외면했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필요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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