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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최근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이라는 용어가 교육분야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가장 쉽게 설명한다면 교육 현장을 산업현장에 맞춰 교육 및 기술과 자격의 기준을 일치시키고 체계적으로 교육과정을 만들어 현장에 맞는 청년교육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겉으로 보기에 산업현장에 맞는 인재 양성이라는 취지라고 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획일화되고 교육의 질 관리 측면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안고 있다. 이 제도의 도입 초기부터 획일화된 적용은 현장이 완연하게 다른 특성이 필요한 특화된 교육이 필요한 현장에 근본적인 문제로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이 제시된 사안이었으나 최근 정부에서는 각종 부작용을 무시하고 밀어붙이고 있어 벌써부터 교육현장에서 문제점이 크게 노출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고등교육은 교육현장에서의 특화된 환경을 인정해야 하고 대학별로 독특한 교육 구조를 갖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학생과 교수 사이에 교감을 통해 교육이 진행된다. 중·고등학교와 달리 대학 교육은 그래서 고등교육이라고 하며, 각종 판단 능력과 분별력을 키우는 교육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장을 NCS라는 획일화된 방법으로 모든 과목을 단순하게 기계적인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어서 향후 이러한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과연 산업현장에 맞는 인재가 될 것인지 걱정스럽다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일반 4년제 대학은 손도 대지 못하면서 애꿎게 목소리가 약한 전문대학만 적용하는 행태도 그렇고 정부가 선택적 요소가 아니라 갑을 관계로 밀어붙이는 관행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노동부와 교육부는 입증되지 못한 획일화된 밀어붙기식 정책과 함께 재정 지원이라는 무기를 활용해 각 대학에 시행을 요구하고 있어 미래를 걱정한 지 오래이다.

부작용은 생각 이상으로 심각하다. 특히 자동차 분야의 경우 급변하는 기술 발전과 자동차의 개념이 크게 변모하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 폭이 거의 없는 획일화된 교육으로 시대에 뒤진 졸업생이 배출될 것이 우려된다고 할 수 있다. 대학 교육에서 평가 방법은 이미 다양성을 높이고 있다. 학기 초에 강의계획서를 통해 미리부터 수강생들에게 알리고 계획과 교육방법을 미리 인지시킨다. 이후에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여기에 출석과 리포트 등 평소 점수가 가미돼 100점 만점으로 평가를 내린다. 이미 풍부한 평가 항목이 다양하게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굳이 NCS를 적용한다면 직업학교 등 같은 정형화된 교육시스템이 필요한 영역에 한시적으로 또는 영역을 결정하고 적용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약 7~8년 전 NCS 도입 유무에 대한 자문이 있어서 장단점을 논한 기회가 있었는데 현 시점에서 부작용을 검토도 안하고 시행한 것인지 걱정스럽다. 물론 NCS는 분명히 장점도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일률적으로 편협되게 모두에게 적용하는 것이다. 장단점을 고려해 선택적 도입을 자유롭게 진행하고 각 대학 특성에 맞는 교육 시스템을 개발 적용하는 것이 미래를 보장하는 선진 한국 교육 시스템일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학의 교수들은 90% 이상이 반대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특히 NCS 과목을 일선에서 직접 해보고 진행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이제부터라도 해당 부서인 노동부와 교육부는 계속 지적되고 있는 밀어붙이기식 정책이 아닌 자유로운 선택을 통해 NCS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자동차분야와 같이 변화가 심한 능동적인 분야는 NCS 적용은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대학도 눈치가 아닌 자율적인 의지를 갖고 학과별 특성을 고려해 해당 학과 교수에게 일임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재정 지원을 무기로 대학별 밀어붙이기식 NCS 정책을 삼가야 할 것이다. 이제라도 교육부는 NCS 정책을 철회하고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대학교육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NCS의 획일화된 정책 시행을 다시 한 번 재고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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