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와 포스코건설 공동주관으로 16일 열린 제1회 인천시어린이합창대회에서 인천시장상으로 계양구립소년소녀합창단이 호명되자 단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포스코건설과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기호일보가 주관하고 인천시, 인천시교육청이 후원한 ‘제1회 인천시 어린이 합창대회’가 지난 16일 인천 부평아트센터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전성수 인천시 행정부시장과 김경훈 인천시교육청 장학관, 고석범 포스코건설 경영지원본부장, 한창원 기호일보 사장 등 내빈들과 1천100여 명의 어린이, 시민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제1회 인천시 어린이 합창대회’는 총 81개 합창단이 참가해 지난 7월 1차 예선과 8월 2차 예선을 거쳐 총 12개 팀이 본선에 올라 열띤 경연을 펼쳤다.

이번 대회는 특히 인천 어린이 합창단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국 대회에서 인천 팀들이 좋은 성과를 내던 때가 다시 온 것 같다며 많은 음악인들이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무엇보다 포스코건설의 힘이 컸다. 대회를 후원한 포스코건설은 물심양면으로 성공적인 대회를 치르기 위해 정성을 쏟았다. 올해는 대회 성격을 어린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합창대회로 만들어 음악으로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엘 시스테마(El Sistema)’ 확산에 기여했다. 문화예술계를 돕는 기업의 ‘메세나(Mecenat)’ 활동의 바람직한 모델을 만들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 합창대회 중계

지난 16일 ‘제1회 인천시 어린이 합창대회’가 열린 인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는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맑고 고운 화음을 듣기 위해 객석은 가득 차 서서 보는 관객들도 많았다.

 제일 먼저 무대에 오른 탓인지 인천간재울초등학교 풀빛간재울합창단은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치 있는 가사가 돋보이는 참가곡 ‘뚱보새’를 부르면서 나중엔 어깨를 으쓱으쓱하는 율동도 선보여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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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봉초등학교 합창단이 노래와 함께 율동을 하고 있다.
인천단봉초등학교 단봉어린이합창단은 합창과 함께 관객들이 따라 할 정도로 경쾌한 율동도 선보여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인천서구립소년소녀합창단은 정통 합창에 가까운 수준 높은 음악회를, 드림음악학원 드림합창단은 동화 같은 서정성이 돋보이는 무대를 펼쳤다.

 경인교대부설초등학교 부설하모니합창단은 한복을 입고 등장해 ‘아리랑’을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화음으로 관객들에게 들려줬다. 인천문학초등학교 한음소리합창단은 무릎을 굽혀 가며 어린이다운 재미있는 율동과 함께 경쾌한 음색을, 여학생들이 많은 수정비전학교 수정 칠드런스 콰이어는 무지갯빛 다양한 음색으로 ‘하늘나라 음악교실’을 부르며 중간 중간 율동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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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명초등학교 푸른꿈 합창단이 아름다운 화음을 선보이고 있다.
인천동구립소년소녀합창단은 피아노와 북 연주를 반주 삼아 강약고저 조절이 뛰어난 팀이라는 평가를, 한 여학생의 독주로 공연을 시작한 인천경명초등학교 경명푸른꿈합창단은 장식과 기교를 배제한 정갈한 창법으로 노래했다는 평을 받았다.

 인천계양구립소년소녀합창단은 준비한 노력의 흔적이 많았다. 흰색 상의와 분홍색 하의의 한복과 족두리까지 갖춰 입고, 유은미 지휘자도 연두색 빛깔의 한복으로 통일감을 줬다. 아이들을 하나하나 쳐다보며 지휘하자 아이들이 아름다운 멜로디를 서정적인 음색으로 노래해 최고의 실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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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건설 합창단이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푸른꿈학교 초아유스콰이어의 무대는 독특했다. 피아노와 오보에 반주로 ‘넬라 판타지아’를 노래했다. 마치 오보에가 "희망이 어디 있지?"하고 묻자 합창단원들이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희망은 우리 마음속에 있답니다!"라고 답하는 듯했다.

 마지막 무대에 오른 인천용현남초등학교 해피트리합창단은 ‘푸른 열매’와 ‘여유있게 걷게 친구’를 합창했다. 소리가 청아하기 그지없는 데다 노래 제목처럼 여유도 넘쳐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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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범석(왼쪽) 포스코건설 부사장·한창원 본보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심사평

심사위원장:이명규 경인교육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심사위원:이도형 한국오페라협회장, 김지한 인천발산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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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규 경인교육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경인교대 음악교육과 이명규 교수 강평

▶간신히 명색을 이어가고 있는 인천 어린이 합창이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여러분에게 음악인을 대표해 감사드립니다.

사실 81개 팀 2천여 명이나 참가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건 7월 1차 예선 이후 참가팀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했다는 점입니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한지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숨은 인재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대회 의의가 크다고 봅니다.

앞으로 청소년 합창대회도 만들어 참가 기회를 넓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참가 팀들의 폭이 무척 넓었습니다. 구립 합창단부터 한 학교의 반으로 구성된 팀까지 다양해 실력 차이가 큰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번 대회가 인천에서 어린이 합창이 앞으로 융성했으면 하는 취지에서 개최된 만큼 무엇보다 ‘실력’ 내지 ‘합창의 완성도’를 심사기준으로 삼자는 데 모든 심사위원들이 동의했습니다. 제2회 대회부터는 운영의 묘를 살려 구립합창단·학교합창단 등으로 나눠 진행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 대회에 가 봤지만 아이들이 경합에만 몰두하지 않고 상대 팀 합창에도 경청하며 박수를 보내는 모습을 본 게 너무 오래간만이라 인상적이었습니다.

# 수상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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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상(인천시장상):인천계양구립소년소녀합창단 유은미 예술감독
-우수상(인천시장상):인천계양구립소년소녀합창단 유은미 예술감독

▶‘반달’과 ‘고향의 봄’을 새롭게 편곡해 ‘마음의 노래’로 이름 붙인 곡이 어른과 아이의 마음을 움직였나 봐요. 합창단을 맡은 지 1년밖에 안 돼 상을 받으리라고 생각 못 했거든요. 우리 아이들이 떨지 않고 한마음이 돼 제 실력을 발휘한 결과로 봅니다. 아무쪼록 음악이 늘 즐겁고, 모두가 하나되는 합창단 활동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평생 남아 있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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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상(인천시교육감상):인천경명초등학교 경명푸른꿈합창단 방미래 지휘자
-우수상(인천시교육감상):인천경명초등학교 경명푸른꿈합창단 방미래 지휘자

▶지난해 3월 창단해 올해 4월부터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했어요. 큰 대회 경험이 없어 시 규모의 큰 대회에 처음 참가해 상을 받으리라고 생각 못 했는데,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와 함께 성악 지도를 해 주신 학부모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재능기부로 발성 연습 지도를 도와주셨답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연습 과정이 기억나네요. 아이들이 점심시간과 토요일에도 나와 즐거운 모습으로 합창해 정말 뿌듯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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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상(포스코건설사장상):푸른꿈학교 초아유스콰이어 최다정 지휘자
-우수상(포스코건설사장상):푸른꿈학교 초아유스콰이어 최다정 지휘자

▶합창대회에 첫 참가했는데 상을 받아 영광입니다. 사실 초등학교 2∼3학년 학생으로 구성돼 나이가 어려 참가곡 ‘넬라 판타지아’ 가사를 외우는 데도 시간이 걸렸어요. 또 2차 예선 후 새로 들어온 학생들도 있어 화음을 맞춘 지 얼마 안 돼 많은 기대를 안 했거든요. 그래서 더욱 아이들이 자랑스럽네요. 우리의 노래는 희망을 전하는 음악입니다. 아이들이 합창대회에 참가하며 쑥쑥 성장하는 것을 보니 대견스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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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상(기호일보사장상):인천동구립소년소녀합창단 황혜영 지휘자
-우수상(기호일보사장상):인천동구립소년소녀합창단 황혜영 지휘자

▶2015년 7월 창단한 팀으로 올해 10월 창단 공연에서 선보였던 노래 ‘무궁화’를 선택해 불렀어요. 예선 때 ‘아름다운 세상’을 불러 통과했고, 다시 아이들에게 ‘어떤 노래가 좋으니’라고 물어보니 ‘무궁화’를 선택하자고 해서 그대로 반영했어요. 음악도 자기가 좋아해 스스로 선택한 것을 해 보는 것이 좋지요. 동기 유발 측면에서 생각해 봐야 좋은 효과가 나타납니다. 곧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찬조출연 공연도 하는데 인천을 대표하는 합창단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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