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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승 동북아교육문화진흥원장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의 탄핵, 하야, 자진퇴진문제’가 ‘뜨거운 감자’처럼 온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끝이 어떻게 될 것인지 그 누구도 쉽게 점칠 수 없는 정국의 소용돌이 속에 연일 ‘광화문촛불’의 열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국내 정국과 관련한 북한의 각종 선전매체를 통한 대남 비방중상 빈도(頻度)나 강도(强度)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는 국민들도 늘어나고 있다.

 바로 이런 가운데 80여 일 동안 은둔(?)해 있던 김정은의 처 리설주가 공개 석상에 등장해 그 저의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그 이유 중의 하나로 필자는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채택된 새로운 대북결의안이나 우리 정국과 관련하여 새삼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을 과시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에 무게를 두고 싶다.

 그 정확한 이유가 어디에 있건, 또 하나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항은 지금 북한 내부에서는 새삼 김정은을 이른바 ‘백두혈통의 계승자’로 강조하는 움직임이 매우 거세게 일고 있다는 점이다.

 이곳에서의 ‘백두혈통’이란 "백두산 항일혁명가인 김일성과 김정숙의 적자(適者)인 김정일을 이은 혁명위업의 계승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강조한다는 것은 역으로 그 혈통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제기케 한다.

 이런 ‘백두혈통’ 강조에 전위대 역할을 하고 있는 조선중앙통신과 로동신문, 민주조선 등은 "김정은이 삼지연군에 건립된 김정일동상을 참배했다"고 보도하는 가운데 "김정일이 한평생 높이 추켜들었던 혁명의 붉은기를 절대로 놓지 말고 사회주의 강대국을 반드시 일떠세우자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직접 이곳을 찾은 것은 아마도 김정일의 사망 5돌 기념일인 오는 17일에 즈음해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김가정권’의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즉 김정일의 출생지로 선전하고 있는 삼지연군을 방문함으로써 대대적인 추모 분위기를 끌어올려 자신의 우상화작업에 박차를 가하려는 저의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김정은의 경우 할아버지인 김일성마저도 그의 존재 자체를 모를 정도로, 북한당국이 강조하는 ‘백두혈통’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출신 성분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그의 생모(生母)인 고영희는 1960년 재일동포 북송사업으로 북한에 들어와 만수대예술단에서 무용수로 활동하다가 1978년 김정일의 눈에 띄어 2004년 사망하기까지 동거했던 ‘첩(妾) 중의 한 명’으로, 그녀의 아버지인 고경택은 일본 군수공장에서 관리직으로 일했던 사람으로 북한 입장에서 보면 매국노로 제거대상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김정은은 ‘백두혈통’의 적자가 아닌, 이것 저것이 뒤섞여 있는 ‘잡탕’에 불과하며, 어떤 면에서는 ‘후지산혈통’ 또는 강원도 원산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원산혈통’이라 하는 것이 옳다고 보여진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과 같은 최첨단 과학정보사회에서 애써 ‘백두혈통’을 강조하면서 주민들에게 대를 이어 충성을 다하라고 강조하는 것은 마치 ‘손바닥으로 작렬하는 태양을 가려보려고’ 하는 어리석은 짓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은 더 이상 주민들을 속이고 자신만의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하는 반인민적인 행태에서 벗어나 하루라도 빨리 권좌에서 물러나는 것이 그나마 잔명이라도 유지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라고 보여진다.

 만약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주민들의 등을 타고 앉아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면, 얼마 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결의된 제재안의 고삐가 더욱 조여지는 가운데 유고슬라비아의 독재자 ‘밀로세비치’처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돼 차디찬 감방 안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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