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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경 수원시 장안구보건소장
‘건강’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둘러싼 지역사회, 환경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민의 건강은 보건의료뿐만 아니라 도시의 정책이나 물리적 환경, 안전한 식수, 공기, 환경 등에 의해서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 대해 중요하게 고려해 봐야 하는 것이다.

 ‘건강도시’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건강도시란 구성원이 생활의 모든 기능을 수행하고 타고난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상호 돕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물리적, 사회적 환경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개선하며 그러한 지역사회의 자원을 확충해 나가는 도시’로 정의하고 있다.

 수원시는 이제 ‘건강 도시’를 넘어 ‘건강한 세계’를 기대한다. 수원시는 캄보디아 프놈끄라옴 마을과 2004년 자매도시결연을 맺어 마을회관과 공동우물 설치, 초·중·고교 준공 등 지속적으로 ODA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수원시보건소에서도 2007년부터 10년 동안 총 11회에 걸쳐 민간의료진 150명이 참여해 캄보디아 수원마을 프놈끄라옴 주민 8천394명을 대상으로 가정의학과 및 치과, 한방진료, 안경나눔사업 등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캄보디아 수원마을 의료봉사를 정리해보면 사전에 현지 주민의 요구 평가 없이 공급자 편의에 맞는 의료지원과 1회성 진료 중심의 봉사로 인해 건강행태 변화를 쉽게 유도할 수 없었으며 대상자에 대한 추후 관리 연계가 어렵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도출됐다.

 건강한 도시를 위해서는 현지 주민 스스로가 기능을 수행하고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얻은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전문가 컨설팅, 토론회, 수원시의사회와 간담회 및 캄보디아 현장조사단을 구성해 2016년 5월에 직접 씨엠립주 교육청과 마을개발위, 보건청, 주립병원 등 8곳을 방문했으며, 수원마을 초·중·고 학생 및 주민 건강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캄보디아 수원마을은 3천519명(537가구) 중 17세 미만이 총 1천513명(전체의 43%)이고, 사망순위를 볼 때 결핵, 호흡기 감염 등 감염성질환이 차지하는 비율이 많으며, 마을의 물리적 환경이나 주민의 건강행태 및 건강수준 개선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할 때 일회성 진료 중심의 의료봉사 사업보다는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됐다.

 이러한 현장조사를 근거로 해 수원시보건소는 수원마을 국제보건의료 지원사업에 대한 민관협력으로 2017년부터는 캄보디아 씨엠립 주정부의 교육청, 보건청, 쫑끄니에 보건소와 수원시의사회 및 수원시 국제교류센터, 수원시보건소의 업무협약 체결로 수원마을에 보건실을 설치, 현지 간호사 채용·배치로 거점을 확보해 현지 간호사에 대한 교육을 통해 마을주민과 학생들의 건강기록 및 관리를 지속적으로 하고 주민 스스로가 건강 행태를 변화시켜 나가는 역량을 키워 자립적인 건강한 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일회성의 의료봉사에서 제한적이었던 주민건강관리의 지속성과 자립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 우리는 ‘건강’을 결정하는 것이 더 이상 개인의 범주만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고, ‘더불어 다 함께’ 건강한 삶의 중요성을 높일 때이다. 수원시 보건소는 국제보건의료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세계를 품에 안은 더 큰 수원’을 실현하는 데에 기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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