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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덕희 인천재능대 교수
CRM이란 용어는 요즈음 상당히 많이 사용하는 반면 고객만족(CS)이라는 단어는 이미 죽어버린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어쩌면 고객만족과 CRM은 불가분의 관계에서 출발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둘 중에 어는 하나를 잘할 것인가, 둘 다 잘할 것인가 아니면 둘 다 못할 것인가? 이러한 것은 기업이, 비즈니스맨이 선택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 금융업의 CRM

그동안 CRM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던 산업은 금융업이다. 그 이유로는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금융업에서는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품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고객관계관리에 보다 더 정성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다음으로 지금까지는 핀테크(finance technology)를 제외하고 대부분 고객과 직접 유통채널을 통해 접촉하기 때문에 CRM을 실행하기 용이했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업체들은 자사의 지점이나 영업부서를 통해 고객과 접촉한다. 이런 직접적인 유통채널을 통해 실명화된 고객 데이터가 들어온다. 또한 고객에게 어떤 혜택을 제공하려고 할 때에도 개별 고객을 정확히 식별해서 전해줄 수 있다.

 위에서 말했듯이 금융업계에서 먼저 CRM이 부각되게 된 이면에는, 금융업에서는 제품 차별화가 어렵다는 점이 작용했다.

 금융업에서의 제품 포트폴리오(portfolio) 정책 실행은 금리나 기간 등의 몇 가지 조건을 조합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정말 특별한 상품이 개발되더라도 경쟁사가 쉽게 모방할 수 있다.

 결국 금융업에서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부가적인 혜택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금융업에서 부가적 혜택으로 고객에게 금전적인 혜택을 주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비금전적인 혜택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이때, 어떤 비금전적인 혜택이 필요할 것인가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 유통업의 CRM

유통업에서 고객 확보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입지이다. 아무리 뛰어난 매장을 갖추었더라도 입지가 고객의 활동 영역과 다르다면 고객을 유치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유통업의 CRM은 신규고객 개척의 측면보다는 기존고객의 유지와 개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지금 대부분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옴니채널 등 e- 비즈니스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의 통합된 O2O CRM이 반드시 필요하다. 오프라인에서의 우수고객이 온라인에서 홀대받아서는 곤란하다.

 또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온라인 매장과 오프라인 매장은 일관성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온라인 매장과 오프라인 매장이 각각 다른 세분 고객을 목표로 시장을 세분화하고 머천다이징(merchandising)도 상이하다면, 이때는 온라인 브랜드를 오프라인 브랜드와 다르게 설정하는 것이 혼란을 예방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다.

 CRM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일단 한 번의 구축 프로젝트를 겪어야 한다. 이 CRM 구축 프로젝트는 다양한 인력, 특히 많은 경우 외부 인력이 참여하게 되므로,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다면 효과적 관리를 위해서 짚어봐야 할 포인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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