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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재 군공항 이전 수원시민협의회 사무총장
지난 2월 16일 국방부의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 발표 이후 화성시의 반발이 연일 거세지고 있다. 특히 화성시는 국방부가 화성시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며 예비 이전 후보지를 기습적으로 선정 발표했다고 주장하며 화성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화성시가 전혀 예견하지 못할 일은 아니었다. 국방부는 2016년 9월부터 2017년 2월까지 화성시를 비롯한 6개 지자체에 예비이전 후보지 선정과 관련해 정식 협의 공문을 4차례에 걸쳐 발송했다. 그러나 일찍이 반대 의사를 밝힌 다른 지자체와 달리 화성시는 무대응으로 일관해오다 국방부가 2017년 2월 6일 마지막 협의공문을 통보한 후에야 거부의사를 회신함으로써 화성시 스스로 소극적인 대응을 통해 권리행사를 하지 않은 것이다. 그로부터 열흘 후 예비 이전후보지가 발표됐고 이는 단어 그대로 ‘예비 이전후보지’로서 수원시는 절차상 발표가 난 이후에야 이전지역에 본격적인 주민설명회를 다닐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성시는 마치 ‘이전부지’로 확정된 것 마냥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은 채 수원시와 국방부의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처럼 주민들의 감정을 격화시키고 있다. ‘길이 열리는 화성시’가 길을 닫으려 하는 것이다. 군공항 이전부지는 최종적으로 주민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예비 이전후보지’는 이전지역에 대한 지원방안이 수립되면 심의를 거쳐 ‘이전후보지’가 될 수 있으며, 이전부지 선정 계획이 수립돼 공고 된 이후에 주민투표의 결과에 따라 지자체장이 유치 신청을 하면 또다시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이전부지’로 선정된다. 화옹지구와 화성시에 대한 지원방안 및 지원계획은 각 과정마다 화성시장이 참여해 협의를 통해 수립하게 되며 주민투표 전까지 수원시는 이전지역 지원사업에 대해 화옹지구뿐 아니라 화성시민 전체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설명회 및 공청회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의견을 수렴해 지원사업에 반영할 것이다.

 군 공항 이전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결코 아니다. 화성시가 군공항 이전 반대의 이유로 들고 있는 공역의 포화, 해무, 염분 등은 이미 국방부 내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에서 남북이 대치하고 있어 군공항 입지 요건을 100% 만족하는 지역은 어디에도 없기에 거리, 고도, 시간대별 공동관제로 운영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해무에 대해서는 법률상 기준이 없으며 기상조건은 군사작전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검토됐고 바다를 작전권역으로 하는 군공항 내에는 비행기 세차시설인 린스장을 설치해 염분피해 문제를 해소하고 있다. 소음 역시 현재 수원 군공항과 달리 90웨클 이상 지역은 소음완충지역으로 설정하고 80웨클 이상 지역은 주택매수, 75웨클 이상 지역은 소음대책시설을 설치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 할 계획이다.

 또한 군공항 담장 밖으로는 고도제한이 없어 15층 이상 건축이 가능하다. 528만여 ㎡의 기존 수원 군공항이 1454만여㎡로 확대 건설될 것이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지는 것인데 이를 수원에서 동일하게 시행한다고 하면 이미 빼곡히 개발돼 있는 수원 여건상 어마어마한 자금이 필요하게 된다. 그렇다면 차라리 다른 지역에 투자해 지역발전과 군 시설의 첨단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낫지 않을까? 수원이 ‘상생발전’의 기치를 내건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군공항 이전으로 화성시에 대한 장기 지원 계획이 수립되면 기존에 추진 중인 지역발전 계획에 날개를 다는 격이다. 친환경 축산단지, 복합곡물단지, 에코팜랜드 등 지역사업에 대해 수원시는 화성시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화성시 도시관리계획과 연계한 종합계획을 수립해 당초 사업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며, 기존 사업이 부득이 추진이 어려울 경우 대체부지 마련 또는 동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사업을 화성시 및 해당지역 주민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소통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지금처럼 주민들의 불안감에 편승한 편가르기식이 아니라 서로에게 무엇이 부족하고 어떤 것이 필요한지 알 수 있도록 화성시가 대화의 길을 열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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