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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구 인천시 관광특별보좌관
‘리츠 칼튼(Ritz Calton)’은 전 세계 27개 국에서 80개의 호텔을 운영하며 연간 약 35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호텔 체인이다. 1898년 프랑스 파리에 ‘리츠 파리’호텔의 문을 열면서 사업을 시작한 그들이 오늘날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고품격 서비스’다. 그들의 수준 높은 서비스는 수상 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상무부의 ‘말콤 볼드리지 국가 품질상’을 두 번이나 받게 한 원동력이기도 했다. 명성 자자한 그들의 서비스는 전 세계 4만여 임직원들이 항상 휴대하는 ‘황금표준’ 카드에서 비롯된다. 이미 30여 년 전에 만들어진 ‘황금표준’은 회사의 사훈과 신조, 3단계 서비스 방침과 20가지 기본지침으로 구성돼 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대목은 ‘우리는 신사 숙녀를 모시는 신사 숙녀다’라는 사훈이다. 직원을 단순히 종업원으로만 인식하는 게 아니라 또 하나의 고객으로 대우하고 극진히 모시겠다는 사(社)측의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이 회사는 직원 교육과 훈련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신입사원들은 입사 직후 300시간의 교육과 훈련과정을 거친다. 기존 직원들 역시 연간 125시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호텔의 특성상 직원 하나가 빠지면 그만큼 다른 직원들의 업무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직원 1인당 연간 20일가량을 교육에 할애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권한위임(empowerment) 정책도 놀랍다. 일례로 회사는 고객을 위해서라면 직급에 상관없이 전 직원들이 1회에 2천 달러까지 재량껏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덕분에 직원들의 자존감은 더욱 높아지고 고객들은 가장 신속한 서비스 회복을 제공받게 됐다. 이런 리츠 칼튼의 경영방침은 내부고객인 직원들이 만족해야 밖에서 찾아오는 외부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내부마케팅(internal marketing)’의 기본 정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마케팅의 대부 필립 코틀러(Kotler) 박사는 내부 마케팅을 "고객에게 훌륭하게 봉사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종사원을 성공적으로 고용하고 훈련시키며 동기부여를 시키는 과업(1998)"이라 정의했다. 즉 고용 단계에서부터 인성, 능력 등을 세심하게 살피고, 그들의 서비스 정신과 업무능력 함양을 위해 교육과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그들이 성심성의를 다해 일할 수 있도록 보상체계를 잘 갖춰 놓는 것이 내부마케팅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런 내부마케팅은 직원과 고객이 서로 대면한 상태에서 상호작용하는 서비스기업에게 특히 유용하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짜증이 나 있는 직원들의 속내를 고객들은 대번에 알아차린다. 직원들이 늘 마음에서 우러나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경영진은 세심하게 그들을 배려하고 존중해 줘야 한다. 광고나 홍보를 통해 회사가 고객들에게 한 약속을 직원들이 정확히 지킬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에도 신경 써야 한다. 승진이나 인센티브 등 성과에 대한 공정하고 합리적 보상을 통한 동기부여에도 소홀하면 안 된다.

 2011년 공기업 통폐합으로 사라진 지 4년 만에 부활한 인천관광공사가 최근 이런 저런 구설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뒤숭숭한 것 같다. ‘이러려고 부활시켰냐’는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행자부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직원들의 내부 만족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정책상의 문제가 있다면 협의, 협상을 통해 풀어 가면 된다. 공연한 시비나 억측에는 당당하게 대응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직원들의 사기 저하는 자못 심각한 문제다. 자칫 대(對)고객서비스의 품질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차라리 잘 됐다 싶기도 하다. 어디가 아프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았기에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사실 공사가 지금 처한 난관은 별 것 아니다. 안정화 이전의 출범초기의 조직에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내부마케팅의 개념에 입각한 경영진의 현명한 리더십과 직원들의 헌신이 합쳐진다면 거뜬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전 임직원이 힘과 지혜를 모아 모든 문제점을 조속히 털어내고 인천관광의 진일보를 위해 다시 뛰어 줄 것을 당부한다. 관광인의 한 사람으로 인천관광공사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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