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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자동차 애프터마켓 연구소장
엊그제 드디어 말도 많았던 미국 테슬라가 국내에 진출했다. 이미 전 세계 주요 선진국에 진출해 모델 S와 모델 X가 판매 운영되고 있고 신기술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서 전기차 이슈의 한복판에 서 있는 메이커가 바로 테슬라라고 할 수 있다. 작년 후반부터 가장 큰 문제였던 충전기 설치도 활성화되면서 올해는 급속충전기 1천기 등 공공용 충전기가 확실히 급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공급되는 전기차는 1만4천 대로 지난 10년간 공급된 전기차 총대수보다 높다. 올해 급상승한 이유는 바로 한 번 충전에 운행할 수 있는 항속거리가 지금까지 최대 200㎞에서 최대 370㎞에 이를 정도로 급상승한 차종이 판매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테슬라의 경우도 올해 말을 목표로 유사한 항속거리를 가진 모델3이 대중 모델로 출시되기 때문이다. 이미 예약을 받은 대수는 40만 대를 훌쩍 넘긴 지 오래이다.

이번 테슬라의 국내 상륙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 메이커가 아니면서 전기차를 만들었고 최고 가격의 프리미엄 전기차를 파격적으로 완성 판매하면서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여기에 판매 방식도 기존 제작자, 판매자, 소비자의 3단계가 아닌 판매자가 없는 직접 구매 방식이어서 더욱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온라인 판매나 SNS를 활용한 판매 방식 등은 물론 관련법 개정까지 이뤄지면서 신차의 다양한 판매방식은 소비자에게 중요한 한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시작인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출시는 다른 메이커의 전기차와 달리 정부의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전기차 충전 프로토콜이 타입2라고 할 수 있다. 국내의 흐름인 타임1과는 차이가 있어서 충전 방법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현재 여러 난제가 정부 등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보조금 지급이다. 현재 7KW 충전기로 10시간 이내에 완전 충전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규정에 묶여 테슬라는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이미 5년 전 만들어진 이 규정은 글로벌 기준에 뒤진 후진적인 기준이라는 것이다. 당시 이 기준을 만든 이유가 기능이 떨어지는 전기차를 걸러내기 위한 기준으로 만들어진 규정이라고 하는데 현 시점에서 도리어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항속거리를 늘리기 위해 다소 배터리 용량을 키울 수밖에 없는데 고성능의 첨단 전기차가 도리어 이 규정으로 걸림돌이 된다면 국내 시장을 도태시키는 규정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완속 충전으로 10시간이나 11시간은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전기차의 본래 충전 취지는 휴대전화의 충전과 같이 충전하다가 필요하면 충전기를 떼내고 그냥 사용하듯이 전기차도 충전하다가 필요하면 그냥 운전하면 된다는 것이다.

 둘째로 타입1에 대한 우려이다. 우리는 작은 시장이고 주도권을 쥘 수 있는 힘도 작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현재 타입1을 모두 지향하고 있고 권고할 계획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히 타입2는 타입1에 비해 훨씬 큰 용량의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고 높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단상 전기만 공급하는 타입1에 비해 타입2는 3상 380V 배터리 충전이 가능해 편리성 측면은 물론 여러 면에서 타입1을 압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무리하게 충전기 표준을 진행하다가 추후에 국제 표준이 달라지면서 국제적 미아가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내년은 대부분의 국내외 전기차가 한 번 충전에 300㎞를 넘는 차종이 보편화된다. 그리고 충분히 많아진 충전시설과 인센티브로 내년은 ‘전기차의 빅뱅’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동안 우리는 많은 기회를 놓친 만큼 더 이상 후회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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