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경찰서는 14일 국내 굴지의 자동차회사에 취업시켜 주겠다며 정비공 등을 속여 수억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및 사문서 위조)로 김모(43)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작년 초부터 최근까지 의정부와 양주 일대 자동차 정비공들에게 접근, 자신을 현대자동차 간부로 속이고 취업을 대가로 청탁비와 노조가입비 등 8명에게 총 4억4천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 공업소에서 정비공으로 일한 적이 있는 김 씨는 ‘현대자동차 양주중부사업소’ 예비소장 행세를 하며 지역 정비공들에게 접근해 이 같은 사기 행각을 벌여 온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150만∼200만 원의 월급을 받고 일하던 피해자들은 정직원으로 입사해 연봉 5천8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김 씨의 제안에 솔깃해 취업청탁비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가짜 명함은 물론 사장 인장이 찍힌 인사발령장과 회사 로고가 새겨진 근무복 등을 직접 제작해 나눠 주며 피해자들을 속이고, 인천·하남 등지의 현대자동차 부속품 납품 공장 견학까지 다녀오는 치밀함까지 보여 왔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피해자들을 개인 운전기사로 쓰며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 대기시키고 몇 분 뒤 돌아와 채용 과정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안심시키며 이 같은 사기행각을 벌여 왔다"고 전했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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