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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호 연수구청장
연수구가 1995년 남구에서 분구한 지 벌써 2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두 번 지나는 사이 연수구는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실감할 정도의 인구 34만 국제도시로 성장했다. 그런데 연수구가 명실공히 세계적 도시임에도 아직까지 지역 내에서 제공되지 않는 공공서비스가 몇 가지 있다. 바로 국민건강보험과 세무, 소방 서비스다. 현재 연수구를 관할하고 있는 세무서는 남동구에 위치한 남동세무서이며, 소방서는 지역 내 2개의 119안전센터만 있을 뿐 관할 소방서는 역시 남동구에 위치한 공단소방서다. 앞서 필자는 지난 4월 행정자치부에 연수세무서 신설을 정식 건의한 바 있다. 송도국제도시 개발에 따른 기업 이전과 인구유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관할 세무서가 없어 구민들이 납세업무 처리를 위해 남동구까지 가야 하는 것은 엄청난 사회적 손실이라고 판단해서다.

 또 아파트와 고층빌딩이 주를 이루고 있는 연수구의 사정을 고려했을 때 119센터로는 비상시 대비에 역부족이기 때문에 구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소방서 신설도 시급했다. 다행히 올 연말 송도소방서가 개청할 예정이라 이 문제는 한시름 놨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공단 연수지사 신설에 대한 얘기는 아직까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현재 연수구와 남구를 관할하고 있는 남부지사가 관리하는 인구는 75만 명이 넘고, 사업장도 1만5천 곳이 넘는다. 이는 전국 최대 규모로, 직원들의 업무 과중으로 인한 서비스 저하는 불 보듯 뻔한 일일 것이다. 당장 연수구 인구만 34만 명으로, 중·동구와 옹진군을 모두 관할하는 중부지사나 계양구를 관할하는 계양지사보다 많은데 아직까지 우리 연수구만 지사가 없는 것이 이상할 따름이다.

 현재 연수구에는 남부지사 연수출장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6명의 직원이 34만 명을 관리하고 있어 이로 인한 구민들의 불편이 상당하다. 먼저 출장소에서 처리할 수 없는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 남구에 있는 남부지사까지 방문해야 한다. 이에 따른 시간적, 경제적,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또 지사가 아닌 출장소의 한계로 인해 공단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건강증진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필자는 정식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 연수지사 설치를 건의하고자 한다. 연수지사가 설치되면 지금 구민들이 겪고 있는 불편사항 해소가 가능할 것이다. 지사 신설로 접근성이 향상돼 시간적, 경제적, 사회적 비용도 줄어들 것이고 담당 직원 증가로 국제도시 연수구에 맞는 수준 높은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 공단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건강증진 서비스와 사회공헌 활동 혜택도 더 많이 받게 될 것으로 본다.

 올해로 도입 40주년을 맞은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높은 의료서비스 질을 유지하면서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등 세계에서 인정받는 우수한 제도다.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도 의료개혁을 위한 ‘오바마 케어’를 도입하면서 우리나라 건강보험을 수차례 언급했을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수지사 설립은 국제도시 연수구의 품격 향상과 건강보험의 우수성을 홍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때마침 건강보험 지급 등의 적정성을 심사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인천지원이 최근 연수구에 들어섰다. 그동안 인천시민들이 수원지원까지 가서 관련 업무를 처리해야 했던 불편이 해소될 전망이다. 건강보험공단 연수지사도 이미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조속히 설립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필자는 구의원 시절부터 현재 구청장으로 재임하기까지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연수구 발전의 현장에서 함께 해왔다. 그러면서 여러 방면에서 도시의 발전 속도에 비해 행정서비스가 못 미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국제도시에 걸맞은 건강보험 서비스가 제공되길 구민 모두가 바라고 있다는 것을 이제라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복지부가 인식하고 하루빨리 연수지사가 설립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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