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부대’ 논란과 솔로몬의 선택
상태바
‘서인부대’ 논란과 솔로몬의 선택
홍순목 전 인천시 서구의원/ 검단축구연합회장
  • 기호일보
  • 승인 2018.02.19
  • 10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순목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jpg
▲ 홍순목 전 인천시 서구의원
한 집에 두 여인이 살고 있었다. 한 여인이 아기를 출산했다. 얼마 후 아기와 잠을 자다가 일어나 보니 아기가 죽어 있었다. 자신의 실수로 아기가 죽은 것을 안 여인은 같은 집에서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다른 여인의 아기와 죽은 자기 아기를 바꾸어 놓고 잠든 척했다. 이내 잠에서 깨어난 여인은 죽은 아기가 자신의 아기가 아님을 알고 자신의 아기를 내어 놓으라고 요구한다.

 한 아기를 두고 서로 자신의 아기라고 다투던 두 여인은 마침내 지혜의 왕인 솔로몬을 찾아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호소한다. 두 여인의 주장을 차례로 듣고 난 후에 솔로몬은 차고 있던 검을 꺼내 들고 "이 검으로 저 아기를 똑같이 둘로 갈라 나누어 주라"고 말한다. 그러자 한 여인이 슬픈 표정으로 그 아이가 자신의 아기가 아니라며 부인한다. 이를 본 솔로몬은 "자신의 아기가 아니라고 한 저 여인에게 아기를 주어라"라고 최종 판결한다.

 구약성서 열왕기에 나오는 솔로몬 왕의 명판결의 내용이다. 솔로몬은 무엇을 근거로 판결을 내렸을까? 솔로몬은 아기에 대한 여인의 사랑을 본 것이다.

 인천에서 서인부대 논란이 일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낯선 이 단어는 개항의 도시이자 역사의 도시인 인천의 위상과 관련이 있다. ‘서인부대’는 서울 인천 부산 대구의 앞 글자를 딴 말로 기존에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순으로 일컬어지던 것에 대한 재조정의 요구이다. 도시규모 확대와 대규모 부채 청산을 계기로 인천이 서울에 이은 2대 도시로 도약했음을 선포함과 동시에 시민 행복도시로 나아가고자 하는 인천의 비전과 자신감을 담고 있다.

 인천시민이라면 누구라도 환영하고 반길 만한 ‘서인부대’는 자칭 애인(愛仁)시장으로 최초의 인천 출신 시장인 유정복 시장이 공식 발표했고 부산에서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서인부대’의 진원지인 인천에서 한목소리가 아닌 정당 간 서로 다른 입장을 내어 놓음에 따라 논란과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는 것을 인천시민은 어떻게 생각할까.

 더불어민주당 측은 인천이 지역내총생산(GRDP) 지표에서 울산광역시에조차도 뒤지고 있다며 ‘서인부대는 억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울산광역시가 자동차, 석유화학 등이 집중된 산업도시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그 주장이 전혀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2대 도시로서 자리를 굳혀온 부산을 쉽게 따라잡을 수 없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천이 서울에 이어 2대 도시로 이미 올라섰다는 지표도 여럿이 있음 또한 부정할 수는 없다.

 인천에서 벌어지고 있는 양당 간 서인부대 논쟁에 대해 솔로몬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솔로몬이 ‘아기에 대한 사랑’을 보고 판결을 내렸던 것처럼 ‘누가 인천을 사랑하는가?’를 보고 판결을 내리지 않을까?

 그렇다. 답은 애인(愛仁)에 있다. 인천을 사랑한다면 인천사랑에 정성을 다한다면 인천이 서울에 이은 2대 도시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그간 인천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애인(愛仁)정신은 어느 정당 어느 개인의 전유물일 수 없다. 인천시민 모두가 애인정신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 ‘서인부대’ 논쟁은 극복될 수 있다.

 정치지도자는 정치와 행정의 자리에서, 경영자와 노동자는 사업현장에서, 인천시민은 각자의 생활 터전에서 ‘서인부대’의 비전을 품고 스스로 격을 높이며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愛仁)으로 최선을 다할 때 인천은 누구나가 인정하는 2대 도시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인천에서 벌어지고 있는 ‘서인부대’ 논란, 각자가 그럴 듯한 근거를 대며 주장하는 만큼 명확한 답은 없다. 다만 인천시민들이 솔로몬의 지혜로 판단하게 될 것이다.


기호일보, KIHOILBO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