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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전 인천시교육위원회의장
요즘 요리사(셰프) 직업이 학생들 사이에서도 새로운 직업군으로 떠오르고 또한 각종 드라마에 주인공으로 나오고 있다. 지나는 길마다 유명한 셰프와 함께하는 많은 음식점이 우리 주변에 있다. 같은 재료도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먹는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고, 음식을 만드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먹을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음식의 품격이 달라지고 또한 지역의 음식상권도 달라지고 있다.

 어쩌면 선거도 비슷한 것 같고 특히 지역의 교육감선거가 그런 것 같다. 지금 우리 지역에서도 진영에 따라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활동이 바빠지고 있다.

 소위 진영 논리로 벌써 진보 계열이 앞서 나가고 또 다른 진영에서도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있다. 속도전이 아니고 시민에게 다가가는 단일화 후보이길 바라지만 자신이 뒷바라지를 하는 후보자가 단일화 후보로 될 수 있길 바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인사들을 보게 된다.

 정당에서 후보자 경선을 하는 경우, 당원을 중심으로 해당지역 당원의 당성이나 당에 대한 충성도를 가늠하는 경선이 과거에 일반적이었고, 특히 일당 독재국가나 일부 정당에서 보편화된 경선이었다. 하지만 민주화가 보편화되고 특히 정당이 수반되지 않은 교육감선거에서 지역민을 대표할 수 있는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해서는 후보자 선출에 합리적인 대안으로 여론 경선 등이 보편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정당에서는 당원과 일반 시민을 섞어서 치르는 경선의 경우도 있다.

 교육감선거는 정강 정책이 있는 정당 선거가 아니기에 꼭 교육에 자녀와 관계돼 있는 학부모 선거권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선거 자체에 관심이 있는 선거권자만이 참여해 치를 수 있는 선거가 아니라, 교육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는 선거권을 가진 모든 시민이 대상이 돼야 한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단일 교육감 후보 추대는 지역별로 선거인을 일정 비율로 조정, 사전 여론조사를 통해 진영별로 단일화 후보를 추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일부에서 특정 교육감 후보자에 기대어 이제까지 선거운동을 보이지 않게 움직이던 인사가 모여 단일화 추진 조직을 만들어 그들만의 세력 확인을 위한 단일화란 이름으로 한다면 또 다른 기득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세 확장을 위해 요식 행위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그들만의 단일화는 교육감에 당선되면 빚 갚으라고 큰소리칠 텐데….

 단일화 교육감 후보는 요리에서 셰프가 자신만을 위해 요리하는 모습에서 벗어나 요리를 맛보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야 한다. 가끔 여름철 어머니가 아이들과 함께 한 끼 때운다는 생각에서 격식 없이 비벼먹는 양푼이 한 끼도 될 수 있으나, 그래도 자녀에게 제대로 격식을 차려 한 끼를 먹인다는 생각으로 먹을 수 있는 식단이 만들어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육감선거는 전 시민을 위해 다가갈 수 있는 교육선거가 돼야 한다. 한번 단일화 후보를 잘못 추대하면 선거 낭패뿐만 아니라, 지역과 미래 발전에 커다란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일반선거는 4년 후 후유증이 그런대로 조금 있겠으나, 교육감 선거 후유증은 지역과 집안에 몇 대에 걸쳐 어려움을 주기 때문이다.

 한때 한 가지만 잘해도 대학 갈 수 있다고 해 당시 교육 현장에서 커다란 영향을 받으며 학창 시절을 보낸 세대들이 지금도 제대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우리는 체감하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지금도 과거에 따랐던 교육계 어른의 눈치를 보며, 무언가 선거 후에도 재미를 보려고 분주하다. 그리 바람직하지 못했던 옛 무리들이 표를 모아 그들만의 세대결로 단일화 후보를 정하는 것은 마치 주방에서 그들만이 푸짐하게 식사하겠다고 요리하는 것과 다름없다. 교육계 선거도 맛있게 먹을 수요자를 위해 요리하는 셰프의 심정으로 교육 발전에 헌신할 수 있는 시민을 위한 좋은 교육감이 당선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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