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은 지역경제의 미래 비전으로 송도국제도시∼남동인더스파크 간을 연계한 ‘비멕(B-MEC) 벨트’를 조성하겠다고 천명했다.

‘비멕벨트’는 생명과학(Bio)·의료공학(Medical engineering)·창조(Creative) 산업을 한데 묶어 집중 육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박 당선인은 송도에 있는 의료기관과 바이오기업, 남동산단의 중소기업, 지역 대학교를 융합하거나 연계해 송도 글로벌 바이오 허브를 확대하고 창업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비멕벨트는 박 당선인이 남동갑 국회의원 시절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이 구상은 2015년 7월 남동산단이 정부 공모에서 혁신 및 재생단지로 선정되면서 본격 거론됐다. 송도의 첨단산업과 남동산단의 중소기업을 연계해 신경제벨트를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산업통상자원부, 지역 국회의원(박남춘·윤관석·홍영표) 등이 나서 ‘남동산단 혁신비전 선포식’ 등을 열며 산단을 되살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달라진 것은 없다. 시는 남동산단 재생계획 수립을 위한 기본용역 조차 지금까지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바이오의약 분야가 차세대 먹거리임은 정부와 인천시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공기관에서 바이오의약 전문가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민간기업에서나 볼 수 있을 뿐이다.

앵무새처럼 바이오산업을 외치고 있는 인천경제청도 조성원가 수준으로 땅을 제공하거나 1년에 한 두번 토론회를 여는 것 말고 지원책은 별반 없다.

남동산단에는 바이오 의약품 관련 제조 및 연구시설은 아예 없다. 6천여 개의 전통 제조업체만이 있을 뿐이다. 신약을 개발할 고급인력은커녕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바이오 공장과 연구실에 설치된 장비와 부품을 공급할 업체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민선 7기가 이 분야에 특화된 고부가가치 인력을 4년 내내 지원한다면 상황은 조금 개선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련 업계나 전문가들은 "비멕벨트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는 점을 민선 7기는 명심하고 비멕벨트 조성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세심한 계획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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