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와 농가(農家) 경영 회생지원 농지 매입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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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와 농가(農家) 경영 회생지원 농지 매입사업
최재철 한국농어촌공사 강화옹진지사장
  • 기호일보
  • 승인 2019.01.24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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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철 한국농어촌공사 강화옹진지사장
‘유동성’이란 기업·금융기관 등 경제주체가 갖고 있는 자산을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쉽게 말해 현금으로 바꿔 쓸 만한 재산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말이다. 현금화할 수 있는 재산이 많으면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표현하고, 반대의 경우엔 유동성이 부족하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재산 중에는 물건을 사고팔 때 바로 대금 결제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현금이 가장 유동성이 높다. 당좌예금·보통예금처럼 언제든지 현금으로 빼 쓸 수 있는 예금도 유동성이 높은 편이다. 이에 비해 건물이나 토지 같은 부동산은 당장에 현금화할 수 없어서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낮은 재산으로 분류된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현금 또는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부족하거나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고 말한다. 따라서 수익이나 자산이 많더라도 유동성이 부족하면 부도 위기로 몰리게 된다.

 실제로 1997년 IMF 위기 당시 유동성이 부족해 자산이 우량한 기업도 부도에 처했던 경험이 있다.

 이러한 유동성 위기는 농가에 더욱 심각하다 할 수 있다. 농가자산은 대부분 토지(농지)이기 때문에 현금화가 쉽지 않은데다 농산물은 생산 기간이 길고 농산물 가격 탄력성이 낮음 등으로 농가소득이 늘 불안한 구조에 놓여 있게 된다.

 또한 생산수단인 농지가 처분되면 생산기반을 잃게 돼 회생할 수 있는 기회가 완전히 없어지는 문제가 있다. 기업은 부도에 처해 회생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생산수단은 계속 활용할 수 있어 회생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과 비교된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부채 농가들이 ‘경영회생 지원 농지 매입사업’을 많이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경영회생 지원 농지 매입사업은 경영회생 의지와 가능성이 있으나 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유동성 위기에 닥친 농가들이 소유 농지를 한국농어촌공사에 팔아 그 매매대금으로 부채를 청산하고, 매매한 농지는 그 농가가 최장 10년간 임차해 계속 경작하다, 임차기간 내 여건이 회복되면 다시 농지를 살 수 있는 환매권이 보장된다.

 상환 연기, 이자율 인하, 저리 대체자금 지원 등 이전의 농가부채 대책은 막대한 정부예산 부담, 농가 간의 형평성, 도덕적 해이 등 문제가 있었지만 경영회생 지원 농지 매입사업은 농가 자구노력이 수반된 정책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감소시킨 실효성 높은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농가부채 설문조사에 의하면 농가부채 상환 방법으로 50.9%가 농업 소득이라고 했으나 가계대출, 자산매각 등으로 농가부채를 상환한다고 응답한 농민도 48.1%로 농업소득만으로 어려워 부채상환을 위해 제2의 대출로 이어지고 있어 다시 농가 부채가 증가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가 국가적인 큰 경제위험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고, 농가가 유동성 위기에 닥쳐 농업이 어려워지면 개인을 넘어 국가적으로 식량안보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농가가 일시적 경영 위기를 이겨내고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주기 위해서는 ‘경영회생 지원 농지 매입사업’을 더욱 확대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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