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연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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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연천군
정겸 시인/경기시인협회 이사
  • 기호일보
  • 승인 2019.02.18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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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겸 시인
우리는 통상적으로 수도권이라 함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서 정의한 서울시를 비롯해 경기도와 인천시를 말한다. 수도권이라는 용어의 등장은 196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서울 중심의 인구 쏠림 현상이가속화되자 서울로의 집중 억제와 혼잡방지를 위한 수도권 정책이 시행됨으로써 사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1969년 서울과 그 주변의 개발제한 구역이 포함된 ‘수도권 집중 억제 방안’이 수립됐고 1978년에 수립된 ‘수도권 인구 재배치 계획’에서는 서울과 주변 개발제한구역, 그리고 편의상 서울시와의 생활권이 연계된 그 주변의 6개 시 2개 읍 등 특정지역을 획정한 총면적 3천㎢를 한정해 수도권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광역화 현상이 급속히 팽창되자 급기야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수도권의 범위를 행정 편의주의 발상으로 계획함으로써, 서울시를 주변으로 하는 경기도와 인천시 등 전 지역을 포괄적이고 획일적으로 포함시켰다. 이 과정에서 제일 억울하게 희생된 지역이 연천군이다.

접경지역인 연천군은 ‘군사시설보호법’과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규제에 묶여 경기도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한 지 오래됐다. 서울시 면적보다 더 큰 면적을 관할하고 있음에도 전체 면적의 98%가 ‘군사시설보호법’의 규제를 받고 있다.

삼성반도체 공장의 후광으로 탄생된 평택시의 고덕국제신도시의 경우 서울을 기점으로 볼 때 직선거리로 약 50여㎞이다. 그러나 같은 거리에 있는 연천군의 경우 후보지 선정 대상에서 거론조차 되질 않았다. 그 이유는 ‘수도권정비계획법’도 한몫하고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군사시설보호법’의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안보를 위해 거의 70년간을 희생만 해왔는데 정부는 연천군민들에게 어떤 보상을 해줬는지 묻고 싶다. 아니면 지역 여건에 맞는 특별법을 제정해 이 지역 활성화에 노력한 흔적이 있었는지 알고 싶다.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성장관리권역에 속해 있어 대기업 유치는 물론 교육 및 문화적 인프라마저 열악하다. 대학도 세울 수 없고 유치도 할 수 없다. 그 흔한 대학 분교나 영화관 하나 없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군부대 이전에 따른 유휴 공유지가 62만여㎡가 있음에도 이를 활용할 방법조차 없는 것이다. 오죽하면 김광철 연천군수는 "중첩된 규제와 산업인프라 부족으로 지역발전이 정체된 대표적인 곳이 바로 연천군"이라면서 도의원 시절 각종 수도권규제 대책에 따른 포럼이 있을 때마다 참석, ‘연천군은 말로만 경기도민이지 너무도 억울한 지역’이라고 해결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지형적으로 연접된 인근 파주시의 경우 지리적으로나 중첩규제 대상지역 등의 각종 환경을 볼 때 ‘90년대까지만 해도 연천군과 상황이 비슷했지만 정부에서는 통일로 가는 길목이라는 명목과 개성공단 등을 설치, 규제를 완화시킴으로써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운정신도시가 건설되는가 하면 탄현면을 중심으로 국가산업단지 지정 등 인구 40만 명의 대도시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또한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전국 최대, 최다 등 비유적 화법을 인용할 때 박물관 및 미술관 수와 대학 수, 그리고 중소기업 및 대기업 수, 체육관 규모, 도서관 규모, 공원 규모 등 자랑할 것도 많은데 연천군에서는 최대로 내세울 것은 동양 최대의 군사훈련 사격장과 전국 최다의 군부대 수밖에 없다.

지난 1월에는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미명하에 특정지역의 대규모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 사업을 발표했는데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제외되자 역차별이라며 수도권 주민들이 공분하고 있었다. 정작 비수도권에선 이렇게 합법적인 이유를 만들어 가며 거액의 정부 예산을 투입, 국제공항, 수산식품 수출단지 등 대규모 공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연천군의 경우에는 도로 인프라 사업과 산업단지 등 개발 사업들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경제성을 먼저 따지는 바람에 항상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법을 입안하고 개정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연천군을 한 번 정도는 현장 방문해 실태조사를 해봤는가? 그리고 연천군이 정작 수도권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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