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무강(滿守無康)’ 만부마을의 변화가 시작됐다. 인천시 남동구는 2013년 만부마을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하면서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설문에 응한 46명의 주민 중 33%는 ‘마을의 자원’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볕이 잘 드는 마을’을 꼽았다. 이어 ‘이웃 간의 정(28%)’, ‘편리한 교통(17% )’ 순으로 나타났다. 또 ‘마을의 대표 색’을 묻는 질문에는 ‘푸른 광학산의 녹색’이 36%, ‘아카시아, 흰색’이 23%로 조사됐다.

 광학산의 푸름을 희망으로, ‘햇볕’과 ‘정’을 무기로 만부마을 주민들은 새로운 빛을 준비했다. 그 결과, 3곳의 주체와 인천도시공사까지 힘을 더하면서 2017년 9월부터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 준비가 시작됐고, 같은 해 연말 1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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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남동구 만부마을 커뮤니티센터.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만부마을 도시재생사업의 본격적인 시작

 만부마을은 ‘주민이 만족하는 집, 만(滿)’, ‘삶의 문화를 함께 지키는 이웃, 수(守)’, ‘근심·걱정 없는 생활, 무(無)’, ‘자연친화적이고 건강한 환경, 강(康)’의 네 글자를 딴 ‘만수무강’을 미래상으로 정하고 ‘우리 동네 살리기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원주민의 삶이 존중받고 새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중과 상생의 커뮤니티’, 주민의 여건에 맞고 계속 살 수 있는 ‘오래 더불어 살 수 있는 집’, 생활에 편리함을 더하고 마을의 변화를 준비하는 ‘탄탄하고 잘 갖춰진 마을 인프라’ 등 3가지 계획목표도 정했다.

 세부 실행 전략으로는 ▶생활인프라 개선사업 ▶주거지원사업 ▶지역 특성화 사업 ▶지역 역량강화 사업 등을 세우고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도시재생지원센터를 구성했다.

 센터는 만부마을 도시재생사업에 전문가를 사업총괄 코디네이터(센터장)로 위촉해 도시재생 실행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관련 사무 전반에 대한 총괄 및 조정을 수행하도록 규정했다. 이 밖에 주민 주도 조직을 육성하고 주민 간 합의를 유도하는 부코디네이터 1명과 센터 종합안내 및 유지·관리, 주민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담당하는 시간선택임기제 공무원 2명 등을 두고 사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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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열린 만부마을 축제에 한 자원봉사자가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보조하며 안내하고 있다.
# 우리 마을이 달라져요

 생활인프라 개선사업으로는 개발제한구역을 활용해 공영주차장을 조성하고, 양육환경 및 젊은 층 거주환경 개선 차원에서 국공립어린이집도 설치한다. 또 광학산 둘레길과 연계한 마을 생활가로를 개선해 골목환경을 바꿔 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주민 이용도가 낮은 커뮤니티 공간에 대한 활용성 증대 요구에 따라 만수무강 마을관리소를 만들어 주민 역량 강화를 위한 다목적 공간을 제공하기로 했다.

 주거지원사업으로는 공공임대주택 건설과 자율개량 지원사업이 추진된다. 만부마을은 특히 취약계층의 정주환경이 열악하고, 자율 개량이 어려운 노후 주택들이 장기간 방치돼 있다. 아울러 정비사업 시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 발생이 우려돼 신규 인구 유입이 되지 않아 고령화 지속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우리 집 1만 가구 사업으로 영구임대주택(12가구)을 공급하고 돋움 집 사업을 통한 임대주택(5가구), 행복주택 건설사업(9가구), 행복순환주택사업(9가구)를 각각 제공한다. 또 개별 주택에 대한 자율개량도 지원한다.

 지역 특성화 사업으로는 만부마을 사랑방 및 창업 인큐베이터가 조성된다. 북카페와 공동부엌, 텃밭장터 등을 진행하는 만부마을 사랑방은 주민들의 요구사항이기도 하고,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 신규 유입계층에 대응한 커뮤니티시설을 만들기 위해 진행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청년 및 은퇴자의 새 출발 기반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창업 인큐베이터를 조성하고 창업을 위한 임대공간으로 활용하거나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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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동구 도시재생센터에서 열린 주민협의체 회의가 끝나고 주민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만부마을의 핵심 지역 공동체 활성화

 남동구 도시재생지원센터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지역 공동체 활성화이다. 센터는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1단계(씨앗)로 이미 조직된 주민협의체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육성하되, 만부마을에 거주하거나 생활기반을 두고 있는 주민이면 누구나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확대 단계인 2단계 만수무강 마을공동체에서는 사업단위별 이해관계자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구성하고, 이와 별개로 새롭게 입주하는 주민과 원주민 간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공동주민조직도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지막 강화 단계에서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주민이 주도하는 마을 운영을 보강하고 지역 내·외부 기관 및 단체, 전문가와 교류를 이어가게 된다.

 특히 주민 참여 및 의사소통 확대를 위해 ‘라운드 테이블 파트너십 협의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라운드 테이블’은 지역주민과 행정, 관련 전문가, 시민단체 등 지역의 이해관계자가 함께 하는 상향식(Bottom-up) 계획 수립의 도시재생 기업이다. 코디네이터와 지역공동체, 주민·상인이 파트너로서 주체가 돼 활동하고 정보를 공유해 분야별로 도시재생을 추진한다. 이때 코디네이터는 조정자, 기술 자문, 사업 추진의 촉진 역할을 수행하며, 행정은 조력자 역할을 맡는다. 아울러 도시재생센터에서 발간하는 소식지를 통해 사업 추진과 관련한 지역 정보 및 통계, 변화 추이 등을 주민들에게 알려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공동체 의식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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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부마을 축제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주민들에게 대접할 음식을 나눠 담고 있다.
 남동구 관계자는 "마을 운영은 단기적으로 만수무강 마을공동체와 도시재생지원센터와의 지속적인 교류 속에서 주민대표 및 운영자를 선출하고, 마을기업의 적정한 운용 방안 계획 수립 및 실천 등이 논의될 것"이라며 "2020년 이후에는 주민협의체인 협동조합에 운영을 위탁해 자생적으로 발전하는 만부마을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사진=남동구 도시재생지원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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