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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3월 26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영종지역 수도권 매립지후보선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시가 제3연륙교와 수도권매립지 대체매립지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으나 민심은 등을 돌렸다.

박남춘 시장은 지난 5일 ‘제3연륙교 조기 개통’ 시민청원에 대해 공기를 앞당길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번 청원은 제3연륙교 개통 시기를 2025년보다 앞당기겠다는 박 시장의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성립됐다. 박 시장은 후보 시절 2023년 조기 개통 내용이 담긴 확약서에 서명했으나 시는 여전히 2025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박 시장은 이번 답변에서 "제3연륙교 공사기간 단축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TF를 구성해 공기 단축 방안을 적극 협의하겠다"고 했다.

청원에서 요구한 2023년 조기 개통 여부에 대해서는 "다리 길이만으로 사업 공기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돌다리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영종 주민들은 이 같은 답변을 ‘조기 개통 불가 통보’라고 받아들였다. 확약서에 약속한 내용에 대해 이제 와서 안전과 전문가 의견을 들어 여지를 뒀다는 것이다. 박 시장이 취임 10개월 동안 공기 단축을 위해 행·재정적 조치를 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주민들은 박 시장이 공약을 철회했다며 공식적으로 입장 표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김요한 영종~청라 제3연륙교 즉시착공 범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진솔한 사과 한마디 없는 박 시장에게 주민들은 분노하고 있다"며 "시민청원 답변에 대한 별도의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으며, 시장에게 공약 철회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 대체매립지로 거론되고 있는 영종 제2준설토투기장도 더 이상의 검토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답변에서 박 시장은 "만약에 (영종지역이)포함된다 하더라도 잠정적으로 논의된 대체매립지 추진 방식은 유치 공모 방식이 될 것이다"라며 "주민이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사업은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종 주민들은 대체매립지에 관해서는 협의의 여지를 조금도 두지 않고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지난달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에서 어떠한 인센티브를 제시해도 받아들일 의사가 없다며 대체매립지 조성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답변대로라면 주민들이 인센티브를 받아들여 공모에 참여해야 하지만, 후보지로 거론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을 바꾸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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