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의 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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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의 범람
한재웅 변호사/국세심사위원
  • 기호일보
  • 승인 2019.04.29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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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재웅 변호사
이제 정식 언론이 아닌 유튜브를 통해서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뉴스가 제법 많아졌고 여론 형성에 주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유튜브는 누구나 대중을 상대로 방송을 할 수 있어 그 공간에서 만들어지고 확산되는 정보와 뉴스의 양은 엄청나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팟캐스트나 SNS도 일종의 대안 미디어 역할을 한 지 오래됐다. 이런 혁명적인 변화 속에서 적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이 가짜뉴스의 범람이다.

 가짜뉴스(Fake News)는 거짓정보를 토대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진 뉴스를 말한다. 가짜뉴스는 의도적으로 거짓 정보를 퍼뜨린다는 점에서 ‘오보’나 ‘풍자’ 등과는 다르다. 몇 년 전부터 중요한 사회적·정치적 이슈에는 빠짐없이 크고 작은 가짜뉴스가 만들어지고 있다.

 예전에도 ‘유언비어’라는 이름으로 의도성을 지닌 거짓 정보들이 소문으로 떠돌았지만 가짜뉴스는 그보다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큰 영향력과 확장성을 갖고 있다.

 가짜뉴스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갖게 된 원인은 누구나 쉽게 뉴스를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점과 더불어 유튜브와 SNS가 ‘필터버블(Filter Bubble)’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한몫한다. ‘필터버블’이란 인터넷 정보 제공자가 각 이용자의 취향과 관심사에 맞춰 걸러진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이다.

 가령 어떤 사람이 특정한 주제의 가짜뉴스에 관심을 보였다면 관련된 유사한 가짜뉴스가 더 제공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가짜뉴스가 다른 가짜뉴스에 근거해 상호 기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 사람은 자신이 믿는 사상이나 가치관에 부합하는 정보는 검증 없이도 그대로 믿고 싶어 하고 그에 반하는 정보는 무시하려고 하는 ‘확증편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짜뉴스가 생각보다 쉽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만들고 ‘가짜뉴스대책특별위원회’도 구성해 가짜뉴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가짜뉴스의 삭제를 요청하거나 가짜뉴스 생산자에 대한 고소·고발도 진행하고 있다.

 여당의 대응에 대해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주장도 상당하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으로서 권력에 의해서 표현 행위를 억압당하지 않을 자유를 의미하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적인 기본권이다. 그러나 반인륜적·반사회적 표현이 금지되는 것과 같이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

 또, 표현의 자유는 권력으로부터 표현행위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므로 표현의 내용이 사회적 해악을 갖고 오거나 타인에게 손해를 입힐 경우에도 표현의 자유가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 가짜뉴스는 의도적으로 가짜정보를 유포해 여론 형성을 왜곡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논쟁을 유발해 혼란을 가중시킨다.

 가짜뉴스가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면 민주주의가 무너져 버리는 극단적인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우리는 과거 일본의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들이 폭동을 일으킨다’는 일종의 가짜뉴스가 조선인 학살이라는 끔찍한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가짜뉴스가 갖는 사회적 해악과 위험성을 고려할 때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가짜뉴스에 대한 정부나 여당의 적극적인 대응이 표현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분명히 경청해야 한다. 권력을 가진 집단은 표현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는 주체이기 때문에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고, 앞으로 의도적으로 악용될 위험도 부정하기 어렵다.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가짜뉴스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대응은 조심스럽게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신 시민사회 단체와 같은 민간의 영역에서 주도적으로 본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스스로 나서기보다는 민간 영역에서 자정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짜뉴스의 범람을 막는 것이 올바른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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