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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혜진 나사렛국제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과장
인류는 오래전부터 고통과 통증을 줄이기 위해 마취 효과를 이용했으며, 마취가 없었다면 외과 수술, 장기이식 등 현대의학의 발전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마취란 약물을 이용해 일시적으로 무감각하게 하거나 통증에 대한 인지능력 상실을 유도하는 처치법으로 크게 전신마취와 부위마취로 나눌 수 있다.

 전신마취는 수술을 받는 동안 환자는 잠이 든 상태로 아픔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물론 움직일 수 없도록 해 수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환자의 생체 활력 징후가 최대한 안정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료행위다. 반면 부위마취는 해당 수술 부위에 분포하는 신경을 약물을 이용해 차단함으로써 무통과 근육이완을 만들어 수술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주는 방법이다.

 두 방법 모두 마취제를 사용해 수술에 필요한 최적의 생리 상태를 유지하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감시하는 진료행위라고 할 수 있다.

 수면마취는 환자의 진정 정도에 따라서 전신마취와 구분한다. 전신마취는 아무리 자극을 줘도 깨지 않고 호흡도 없어지는 단계인 데 반해 수면마취는 말을 걸거나 살짝 건드리면 깨는 정도의 진정 단계로 중등도 진정 또는 의식하 진정 단계라고 할 수 있다.

# 안전한 마취를 위해 과거 병력을 알려 주세요

 마취 기술 및 감시 장비의 발달로 대부분 안전한 마취를 시행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관 내 삽입관에 의한 합병증, 수술 및 출혈로 인한 저혈압·쇼크, 심한 경우 주요 장기의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심각한 합병증은 수술의 위험 및 환자의 기저질환 상태 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수술에 합당하는 검사를 통해 수술 전 환자 상태에 대해 평가한다.

 특히 환자의 주요 장기 기능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데 심장 기능, 폐 기능, 뇌혈관계, 간담도계, 신장 기능 등의 평가를 포함해 환자의 과거력상 주요 질환의 경과에 대한 평가, 마취 위험도에 대한 평가 및 최적화가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시행하게 되는데, 이런 검사들을 과잉진료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하지만 이런 검사들을 통해 얻는 환자의 정보와 시행 예정인 수술 종류를 토대로 마취의는 환자에게 적합한 마취 방법을 선택한다.

 수술 전 검사는 수술하는 동안 최적의 생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아주 중요한 정보를 획득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마취의나 수술집도의에게 자신의 병력을 알려 주시는 것이 중요하다.

 # 마취에 대한 오해와 궁금증

 Q. 전신마취 전 금식은 왜 하나요?

 A. 전신마취 중 위 내용물이 구강 내로 역류해 기도를 폐쇄, 질식을 초래하거나 기도 내로 넘어가서 흡인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성인의 경우 수술 시작, 즉 마취 유도 8시간 전까지, 소아의 경우에는 6시간 전까지는 금식해(1~2컵 정도의 보리차는 무방) 위를 공복 상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전의 심한 불안감이나 두려움 등은 공복을 지연시키는 원인이 되므로 가급적 마음을 안정 상태로 유지하는 것도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Q. 전신마취를 받으면 머리가 나빠지지 않나요?

 A. 마취제는 뇌에 작용해 의식을 없애고 감각을 둔하게 만드는 약제이다. 마취제가 뇌 기능을 억제하므로 전신마취를 받으면 머리가 나빠질 것이라는 걱정을 하게 되는데, 보통 사람들에서 머리가 나빠진다는 증거는 없다. 진정 및 수면유도제 등이 수술 시 일시적으로 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간이나 신장, 폐 등을 통해 체외로 배설된다. 따라서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에 기억력 감퇴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마취약제의 작용 원리에 근거해 손상에 취약한 뇌, 즉 아주 어린 신생아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 특히 치매를 앓고 있는 뇌에서는 독작용을 나타낼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Q. 아기가 감기에 걸렸는데 마취해도 되나요?

 A. 감기로 기도 점막이 부어 있는 경우가 많고, 작은 상처에도 기도가 작은 소아에서는 기도 폐쇄가 될 수 있다. 또한 분비물이 증가되고 감염이 하기도로 전파되기도 해 수술 후 폐합병증이 생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기침이 동반되고 흉부 청진상 잡음이 나고, 화농성 코 분비물이 있는 경우 반드시 수술을 연기해야 한다. 수술이 예정된 소아는 수술 받는 날까지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부모의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도움말=나사렛국제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윤혜진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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