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주거단지에 조성되는 쓰레기집하장 이전 문제<본보 2018년 6월 5일자 6면 보도>를 지하화를 통해 풀어낼 전망이다.

송도국제도시에서 주민들의 요구로 쓰레기집하시설을 지하화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2일 인천경제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부터 이날까지 송도 8공구 A2블록(송도동 31-2) 일원 아파트 단지 옆에 조성하기로 한 가연성 생활쓰레기집하장이 설치되지 못하고 있다.

쓰레기집하장이 호반베르디움 3차 아파트(1천530가구)와 랜드마크시티센트럴더샵 아파트(2천230가구) 사이에 위치해 있어 악취 등을 우려한 입주예정자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어서다. 이 아파트들은 내년 6월께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인천경제청은 대안으로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소유의 송도 9공구 땅에 이 시설을 이전해 지으려고 했다. 경제청장을 비롯해 양측 실무진은 지난해 수차례 협의를 벌였지만 인천해수청은 ‘이전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주거지역과 떨어진 곳에 쓰레기집하장을 설계하지 못한 인천경제청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땅 소유자인 인천해수청이 떠안는 불합리한 구조 때문이었다. 양측의 협상은 현재 완전히 중단됐다.

호반베르디움 입주예정자들은 최근 총회를 열고 기존 부지에 집하장을 지하화하는 안을 투표를 통해 의결했다. 주민들은 쓰레기집하장 지하화 외에도 지상부 용도변경 후 공원 및 주민센터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요구사항이 인천경제청에 정식 접수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9공구로도, 8공구 내 다른 부지로도 집하장을 옮길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인천경제청은 주민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8공구 쓰레기집하장은 앞서 착공된 6공구 집하장과 함께 설계를 비롯해 시공사 계약까지 마친 상황이다.

8공구 집하시설은 사업대상지 2천960㎡의 20%(건폐율)인 592㎡ 규모로 설치될 예정이다. 6·8공구 2개 집하장 건립에 드는 총 사업비는 492억 원으로 1곳당 200여억 원 수준이다.

인천경제청은 지하화하면 설계 변경과 토목공사비 증가에 따라 총 공사비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시공사와 계약금액이 402억 원이어서 나머지 90억 원으로 지하화 공사를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건설 중인 6공구나 악취 민원이 가장 많은 1공구 쓰레기 집하장 등에 대해서는 지하화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다른 공구들의 집하장은 음식물쓰레기 별도 수거와 시설 보강 등을 통해 관리할 예정이며, 8공구 지하화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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