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학습병행 시대
상태바
일학습병행 시대
정세국 인천대학교 산학협력중점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19.08.23
  • 11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세국.jpg
▲ 정세국 인천대학교 산학협력중점교수
"일학습병행 참여로 인한 성과 중 하나는 신입사원 이직률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것이고…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필수적인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모 기업의 현장교사 말이다.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이 지난 8월 2일 국회를 통과해 제정됐다. 2014년 도입돼 마이스터고교와 전문대학, 그리고 4년제 대학에서 학생 신분으로 기업 현장 근로에 참여하도록 설계돼 한국형 도제제도로 발전된 일학습병행 제도가 본격적으로 법률 지원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참여기업에 대한 지원이나 학습근로자에 대한 보호 및 훈련 수료 후 고용 및 국가 자격 부여가 확정돼 더 많은 학생과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일학습병행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학력이나 스펙 중심 시계추를 직무수행 능력 중심으로 바꾸는 제도적인 장치이다.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통념을 지워버리는 매개체이며 학점, 토익점수 등 스펙을 쌓기 위해 대학을 5년씩이나 다녀도 취업 문을 열기에는 너무도 힘든 사회에 대한 대안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청년층의 현장 외면으로 기술자 부족이나 대를 이은 기술 전수를 위해서, 기술개발을 하지 못해 시장에서 퇴출되는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외국노동자들을 통해 부족한 인력난을 해소할 수밖에 없는 기업 입장에서는 국가가 자격을 인정해 주는 이 제도 도입을 통해 청년을 불러들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어 일거양득 효과를 얻는다. 더구나 도입 초기에는 각종 지원금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등 기업이나 학생 모두에게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어느 중소기업에서나 어려워서 엄두도 못 내고 있었던 현장 일에 대한 조정이나 시간 단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직무 분석까지도 가능하도록 돼 있다.

 특히 중소기업은 별도의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비싼 비용으로 컨설팅 받기보다는 이 제도 도입으로 인재영입에 따른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산업현장 직무와 직업교육이 불일치해 청년실업이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었고 기업에서는 학교 졸업 후 기업의 입맛에 맞도록 재교육을 함으로써 사회적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등 사회 자산의 비효율성 문제가 악순환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일과 학습을 동시에 진행하는 일학습병행이란 기업 현장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기반 교육훈련 프로그램과 현장훈련 교재에 따라 가르치고 학교 등에서 이론교육을 시킨 후 평가해 자격을 주는 교육훈련 제도이다.

 NCS는 이미 2002년부터 개발이 진행돼 오고 있으며 직무 유형을 기준으로 현재는 24개 대분류, 1001개의 세분류로 나뉘어져 있다. NCS는 의사나 간호사 등과 같이 전문분야 일부 외에는 전 산업영역이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기업들이 이들을 소화해내어 기업 스스로 이 제도를 도입할 여력이 충분치 않다. 중견기업에서는 그래도 조금 나은 형편이지만 소기업은 매우 힘들어 한다. 기업에서 일학습병행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3박 4일간 합숙 훈련을 이수한 현장교사가 있어야 하나 일감 처리로 바빠 추진 주체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요구대로 대응치 못하고 있다.

 이를 중간에서 도와주거나 지원해 주는 조직이 IPP형 일학습병행 사업단으로 인천대학과 인하대학은 인천지역에서 함께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아직은 기업이나 학생들의 눈높이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학습병행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능력중심 직무수행 기조는 미래를 밝게 비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5년부터 시작된 IPP사업단의 역할은 이제 5년을 넘기면서 학생들과 기업에 장점이 알려지고 있다. 완벽하게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내년 8월부터 발효할 법률로 인해 기업과 4학년에 올라갈 학생들이 실질적인 능력 배양의 터전에서 상호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


기호일보, KIHOILBO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