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 이어 연천에서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생하면서 경기북부지역 양돈농가가 초비상 상태 속에 있는 가운데 경기남부지역 돼지 사육농가 역시 감염 확산에 긴장감을 늦추지 못한 채 좌불안석이다.
18일 오전 11시께 안성시 죽산면 장계리 양돈농가 앞. 돼지 4천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이 농장 주변엔 이동하는 차량과 사람이 보이지 않고 한산한 모습이었다. 다만, 농장 입구에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을 위해 깔아 놓은 누런색 방역패드가 눈에 들어왔다.
잠시 후 방역을 위해 흰색 1t 방역차량 한 대가 농장에 들어섰다. 방역차량은 농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축사와 사료탱크 등에 하얀 소독약품을 꼼꼼하게 뿌렸다.
이곳에서 차량으로 8㎞가량 떨어진 일죽면의 양돈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전염을 막기 위해 외부인 출입을 금지한 채 방역에 집중했다.
일죽면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한 농장주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아직도 발병 원인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돈사 곳곳에 소독약을 뿌리며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와 접촉을 피하기 위해 원래 계획했던 해외여행도 위약금을 물고 취소한 채 방역망이 뚫릴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정부 지침에 따라 소독과 외부인 접촉을 안 하고 있는데 뚜렷한 대책이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안성시에는 경기도내 전체 양돈농가의 12%인 총 167개 농가에서 36만 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 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입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는 이날 시청 상황실에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도드람LPC 인근과 알미산 등 2곳에 거점소독초소 운영에 들어갔다. 경기남부 최대 돼지 도매시장인 도드람LPC는 휴장한 상태다.
또 시는 감염사태 발생에 대비해 공무원과 시설관리공단 직원 등 100여 명의 예비 인력을 확보하고, 축협과 협력해 16대의 방역차량을 동원해 농가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유관기관과 협력해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입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는 축사 내외를 수시로 소독하도록 농장에 권고하고 있으며, 농장주와 그 가족들에게 외부 모임 등을 자제해 달라고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성=김진태 기자 kjt@kihoilbo.co.kr
김재구 기자 kj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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