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경찰서가 25일 인천기동경찰 1개 중대를 강화 초지대교에 추가 배치해 유입되는 전 차량의 차단방역을 시행하고 있다.(왼쪽) 현재 강화지역 곳곳은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해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강화군 제공>
강화경찰서가 25일 인천기동경찰 1개 중대를 강화 초지대교에 추가 배치해 유입되는 전 차량의 차단방역을 시행하고 있다.(왼쪽) 현재 강화지역 곳곳은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해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강화군 제공>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소식에 양돈농가는 물론이고 지역 전체 분위기가 암울합니다. 아직 태풍 ‘링링’ 피해도 복구 못했는데 또 이런 사태가 터지니까 할 말이 없습니다."

25일 오후 1시 30분께 강화군 불은면 고능리의 한 양돈농가 앞. 농가에서 약 200m 떨어진 진입로에는 방역초소를 비롯한 출입 통제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진입로 곳곳에는 하얀 생석회 가루가 뿌려져 있었고, 소독장비에서 분무된 소독제가 연방 흩날렸다.

군 공무원을 비롯한 방역당국 직원, 인천경찰청 기동대 등은 삼엄한 분위기 속에 방역복과 마스크를 갖추고 모든 차량과 인원의 출입을 통제했다. 삼삼오오 모여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소식을 나누던 마을 주민들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방역당국 직원은 이날 오전 8시 5분께 돼지 800여 마리를 키우는 이 농가에서 어미돼지 1마리가 고열 증세를 보이며 유산하는 등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증세가 나타나 군 상황실로 신고가 접수됐고, 이날 오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약 9㎞ 떨어진 송해면 신당리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온 지 하루 만의 일이다.

해당 농가 반경 3㎞ 이내에는 현재 약 8천 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

고능리 주민 A(65)씨는 "의심사례가 발생한 불은면은 강화에서도 양돈농가가 집중돼 있는 지역"이라며 "방역당국의 정밀검사에서 확진 판정이 나 이 일대 돼지를 모두 살처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살처분은 불가피하지만, 이 사태를 바라보는 양돈농가의 심정은 말 그대로 ‘참담’ 그 자체다"라며 혀를 찼다.

지난 17일 파주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한 이래 연천과 김포를 거쳐 강화지역까지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다, 방역당국이 감염 경로를 추적하지 못하자 인근 양돈농가에서도 불안감을 표출했다.

불은면 양돈농가 주인 B(60)씨는 "현재 돼지 4천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감염 우려 때문에 울타리를 치고 자체 소독을 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다"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더 이상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지역 양돈업계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될 경우 지역 업계가 초토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양돈협회 관계자는 "오랫동안 양돈 청정지역인 강화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충격이 크다"며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지역 양돈농가는 심각한 심리적·재정적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화=김혁호 기자 kimhho2@kihoilbo.co.kr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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