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센 페르하니 감독의 ‘143 사하라스트리트’.
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지난 27일 폐막식을 통해 8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역대 최다 상영작인 46개국 152편이 상영됐으며, 올해의 수상작 11개 부문 22편을 선정해 총상금 1억700만 원과 트로피를 수여했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대상인 ‘흰기러기상’은 영화 ‘143 사하라스트리트’(감독 하센 페르하니)에게 돌아갔다. 사하라 한가운데 작은 가게의 주인 말리카를 담은 이 작품은 스치듯 지나가는 사람들과 짧은 교감의 순간을 꿈처럼 담아낸 한 여인과 공간에 대한 기록이다.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경계에 넘나들며 작업해 온 하센 감독은 거대한 공허함으로 표현되는 사막 한복판에서 삶의 에너지로 충만한 소우주 같은 작은 가게를 시적이고 유려한 화면으로 담아냈다.

27일 진행된 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폐막식. <경기도 제공>
‘최우수 한국다큐멘터리상’에는 이승준 감독의 ‘그림자꽃’이 선정됐다. 탈북 브로커에게 속아 남한으로 오게 된 북한 여성 김련희는 가족들이 있는 북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7년간 고군분투하지만 남북의 이데올로기 앞에서 가로막힌다. 남북 문제에 대한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이번 영화제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품들을 선보인 ‘오픈 시네마’ 야외 상영 및 다큐멘터리와 토크의 만남 ‘토닥토닥’을 비롯해 다큐 관계자와 마니아 관객층을 위한 남북영화 포럼과 학술 심포지엄, 액티비즘 감독의 작품을 전시장으로 옮긴 색다른 시도가 더해지면서 관객의 선택지를 넓혔다는 평을 받았다.

홍형숙 집행위원장은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모두가 함께 영화제를 준비했다"며 "많은 관객분들이 함께 해 주셔서 행복한 8일이었다. 영화제를 찾아주신 모든 관객과 감독,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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