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동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조정협력과장
홍진동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조정협력과장

일본 수출규제의 장기간 지속가능성에 따른 파급효과와 진행 중인 미중 무역분쟁 등에 더해 얼마 전 읽은 책이나 일부 언론에서 제2의 금융위기 발발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어 온 나라가 침울한 분위기이다. 

특히 내년 예산의 확장편성과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 등은 경기침체가 기정사실화 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특히 일본 수출규제가 우리 경제에 미칠 장단기 영향에 관해서는 아무도 그 영향의 폭과 시기를 단언할 수는 없지만 현장에서 만나는 기업인들 얘기는 부품소재 수입 차질에 따른 임가공 생산 차질 등 직접적 피해 외에도 일본 현지 거래업체로부터의 거래물량 발주 중단 등 수출업체들의 간접 피해가 제기되고 있으며, 근본적으로는 경제는 심리가 중요하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수요위축이 기업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투자부진과 고용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로 빠져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마음이 답답하다. 

그런데 얼마 전 화성상공희의소에서 경기지역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 가닥 희망의 끈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동안 흔히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을 듣고는 살았지만 체감하기는 어려웠었는데 이들 기업들과의 간담회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된 내용이 이번 일본 수출규제 사태가 우리 경제 특히 중소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물론 일희일비하는 근시안적 대응이 아닌 차분하면서도 중장기적인 접근이 바탕이 돼야 함도 피력하고 있었다. 

게다가 경제부총리께서 얼마 전 관련회의에서 본인이 과거 경제기획원 시절에 대일 무역 역조 개선을 위한 대책을 실무자로서 만들며 고생했던 기억을 얘기하면서 후배들이 이번 기회에 확실한 체질 개선을 통해 다시는 유사 상황으로 비슷한 대책을 만드느라 고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에 오히려 이번 사태가 확실한 경제체질 개선 및 경쟁력 확보의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무리 정부가 지원을 확대한다 하더라도 수입선 다변화 및 국산화를 위한 기술개발, 신뢰성 검증, 채산성 확보 등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렵더라도 가야할 길이면 천천히 쉬지 않고 가야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평범한 진리이지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다. 

과거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 정주영 회장께서 위험성을 내포한 신규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참모진이 이런저런 사유를 들어 반대 의견을 제시하면 "임자 한 번 해봤어" 라는 단순 명쾌한 논리로 결론을 낸 사례는 언론 등을 통해 많이 소개돼 대다수가 알고 있을 것이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 더 힘들고 얼마 안 남았다 다 왔다 하면 쉽게 느껴지는 법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얘기도 있고 반쯤 남은 물도 반이나 남았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긍정적 사고로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올해는 치욕적인 경술국치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정치적 독립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경제 기술적 독립이야말로 진정한 독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는 서양 속담도 있듯이 우리가 조금만 더 참고 견디며 우리 자손들의 좀더 나은 미래를 위해 참고 노력할 때 누가 알겠는가? 

알라딘 요술램프 속의 지니가 우리를 도와줄지?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