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민중의 집 산하 한국어교실 김채연 교장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 서구 민중의 집 산하 한국어교실 김채연 교장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보고 듣고 읽고 쓰고를 가르치기보다는 한국어를 접하며 느낄 수 있는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제573돌 한글날을 맞아 만난 인천시 서구 ‘민중의 집’ 한국어교실 김채연(69·여)교장의 한국어 예찬가(歌)다. 그의 이 같은 한국어 사랑은 지역 외국인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김 교장은 인천에서 수년째 외국인 노동자 및 결혼이주여성 등을 대상으로 무료 한국어교육을 하고 있다. 2013년부터 부평을 시작으로 최근 서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인천지역 외국인 노동자 및 결혼이주여성을 상대로 한국어교실을 열고 있다.

그는 젊은 시절 사범대학을 나와 잠시 중·고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유아교육까지 범위를 확장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2007년 정부의 대외무상 협력사업 전담기관인 ‘코이카(KOICA)’를 통해 네팔 중앙교육청에서 현지 유아교사들을 대상으로 2년 동안 교육연수를 하기도 했다.

김 교장은 당시 한국에서 일하고 싶으나 한국어를 몰라 어려움을 겪는 네팔인들을 만나게 된 후 외국인 대상 한국어교육에 눈을 뜨게 됐다.

2009년 귀국 후 대학원을 다니며 한국어교육 강사 양성과정을 마친 김 교장은 서울·인천을 오가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육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 교장이 소속된 민중의 집 산하 한국어교실에는 현재 네팔·스리랑카·미얀마·베트남·캄보디아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및 결혼이주여성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평일 근무를 감안해 매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2시간씩 교육하고 있다.

교육은 한국어 초급반부터 기초·중급·고급반까지 수준별로 나눠 진행되며, 한국어능력시험(EPS-TOPIK)도 대비하고 있다. 단순한 한국어교육뿐 아니라 강화도 등 인근 지역을 방문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가르치기도 한다.

이와 함께 공인노무사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당하는 부당 노동행위 등도 해결해 주고 있다.

김채연 교장은 "앞으로도 한국어교육을 지속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과 결혼이주여성 등이 한국어를 학습해 사회에 온전히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그들이 한 인간으로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고 생활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김채연 교장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