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트스트링의 겨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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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트스트링의 겨울 외
  • 홍봄 기자
  • 승인 2019.10.10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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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트스트링의 겨울
이상실 / 바람꽃 / 1만3천 원

시대의 아픔과 진심, 위안을 담은 한 권의 따뜻한 책이 나왔다. 

책 「콜트스트링의 겨울」은 세월호 참사,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정치 상황, 해고노동자의 복직 투쟁, 납북 가족의 누명 등 우리 사회의 묵직하고 민감한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확고한 민중의식과 의기(義氣)를 바탕으로 복잡미묘한 현실의 본질을 투명하게 묘파하고 있다.

먼저 일상에서 겪을 법한 갈등 상황에서 어떤 윤리적 선택을 할 수 있을지를 작품 곳곳에 담아냈다. ‘직무유기’에서는 열악한 형편에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현기’의 고민과 갈등을 그렸으며, ‘샬롯과 레핀의 여인들’은 대리운전기사와 술에 취한 여자 손님의 대화를 통해 길거리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 어떻게 공감하며 위로할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묘사했다.

작가는 여러 작품에서 국가의 이념주의와 자본의 폭력적 이윤 추구에 의해 일어난 폭력을 밀도 있게 형상화했다. ‘학교에 간 삼대’는 남북한의 이념적 군사적 대립 상황에서 납치당하고 억울한 옥살이를 하며 남북한 두 곳에서 국가 폭력을 당한 한 가족의 이야기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콜트스트링의 겨울’은 2007년 악기 제조회사인 콜트악기 부당 해고에 맞선 복직 투쟁(2019년 4월 복직 합의)을 배경으로 한 역작이다.

‘폴아카데미의 생활기록부’ 등을 통해서는 민중의 정치학을 볼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정의실천연대’라는 시민단체의 회장 후보자들이 의무적으로 수료해야 하는 ‘폴아카데미’ 교육을 배경으로 우리가 지향할 역사의식과 사회상을 진지하게 고민했다.

작가는 내가 살아남기 위해 상대방을 조롱하고 협박하며 폄훼, 왜곡, 멸시, 등한시한 사건들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 작품을 썼다. 글을 쓰기 위해 해고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에서 함께 하기도 했고 4·3유적지를 답사했으며, 민중들의 삶의 현장도 취재했다. 

각박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과 고통 그리고 희망과 위안을 담으려 했다. 묵직하고 민감한 문제를 거침없이 다루지만 이 작품집을 관통하는 분위기는 따스함이다. 아직 겨울이지만, 그렇지만, 반드시 봄이 오고야 만다는 믿음이 엿보이는 책 제목처럼 소설 속 인물들은 결국 생을 긍정하고 사랑에 이른다.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
글배우 / 강한별 / 1만3천500원

무기력해진 마음에 다시 시작하고 싶은 의욕과 용기를 불러일으켜 주고, 잃어버린 삶의 의욕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있다. 글배우의 신간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는 무기력해진 나에게 혼자의 시간을 잘 보내며 재충전할 수 있는 방법과 내 삶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말한다. 저자는 직접 겪은 사연을 통해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불안함, 공허함, 외로움, 감정 기복, 자존감 등 매년 수천 명의 고민을 마주하며 상담해 온 저자는 지쳤거나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몰라 공허하고 삶에 의욕이 나지 않는다면 혼자의 시간을 갖고 잃어버린 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에서는 행복이란 내가 바라보면 집중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집중될 때 마음이 편안해지고 집중되는 시간을 보낸 뒤에 만족감이라는 감정을 얻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들로 조금씩 삶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에게 실수하고 실패할 공간을 열어 주는 방법을 이 책은 알려 준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파트릭 모디아노 / 문학동네 / 1만2천500원

소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는 2014 노벨문학상 수상자 파트릭 모디아노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퇴역 탐정이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는 여정을 그렸다. 흥신소의 퇴역 탐정인 ‘기 롤랑’은 조악한 단서 몇 가지에 의지해 마치 다른 인물의 뒤를 밟듯 낯선 자신의 과거를 추적한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기 롤랑이 자신의 바스러진 과거를 추적해 가는 모험을 따라가면서 인간 존재의 소멸된 자아 찾기라는 보편적 주제의식을 투영했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친 프랑스의 비극적 현대사를 그대로 옮겨 놨다. 2차 세계대전의 참화 속에서 태어나 모든 과거를 상실한 세대로 자란 작가는 소멸한 과거, 잃어버린 삶의 흔적, 악몽 속에서 잊어버린 대전(大戰)의 경험을 주제로 ‘잃어버린 시간’을 특유의 신비하고 몽상적인 언어로 탐색해 냈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인간의 진정한 정체성을 근본에서부터 붕괴시켜 나가는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나아가 헛되게 바스러져 망각돼 가는 과거에 매달리는 것보다는, 확실하고 찬란한 현재를 사랑하는 것에 천착할 계기를 제공한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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