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영통구 청명센트레빌 아파트 후문 정원에서 9일 ‘수원·용인 경계 조정’ 기념 행사가 열려 염태영 수원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수원시 영통구 청명센트레빌 아파트 후문 정원에서 9일 ‘수원·용인 경계 조정’ 기념 행사가 열려 염태영 수원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9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1166 청명센트레빌 아파트 내 정원. 총 3개 동 233가구가 모여 사는 아파트 단지 곳곳에 ‘수원시민이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부착돼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용인시였던 이 아파트는 수원시와 용인시 간 행정구역 경계 조정을 통해 지난달 13일 수원시로 편입됐다. 단지에 게첩된 현수막은 수원시가 새로운 주민을 환영해 주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이날 아파트 입주민 100여 명은 시 경계 조정을 기념하기 위해 자체 축하행사를 열었다. 염태영 수원시장과 박광온 국회의원, 안혜영 경기도의회 부의장 등 그동안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시 경계 조정을 위해 애쓴 내·외빈도 참석해 주민들과 밝은 표정으로 만났다.

주민들은 2013년 첫 입주 이후 6년째 편입된 행정구역과 실제 생활권의 괴리로 인해 받아 왔던 고통이 싹 사라졌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2016년 7월 입주한 김상호(37)씨는 "다섯 살인 아이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초등학교로 통학해야 한다는 불안감에 최근까지 심각하게 이사를 고려했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이 아파트 단지는 수원시로 행정구역이 편입되기 전까지 각종 생활 불편을 겪어야 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들은 단지 앞 4분 거리(246m)에 위치한 수원 황곡초등학교가 아닌, 왕복 8차로 도로를 건너 도보로 20분 거리(1.19㎞)에 있는 용인 흥덕초등학교를 다녀야 했다. 또 단지 앞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은 관할 지자체인 수원시 쓰레기 종량제봉투만 취급했기 때문에 구입도 불가능했다.

상황이 이렇자 입주민들은 입주 전인 2012년부터 끈질기게 수원시와 용인시에 행정구역 조정을 요청했다. 실제 시 경계 조정이 이뤄지는 데까진 난관이 많았지만 올 3월 수원시의회와 용인시의회가 경계 조정에 대한 찬성 의견이 일치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후 4월 4일 경기도의회 본희의에서 ‘수원·용인 경계 조정’ 안건이 통과됐고, 8월 6일에는 최종적으로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됐다. 주민이 거주하는 곳의 두 도시 간 행정구역이 조정된 것은 국내 처음 있는 일이었다. 

행정구역 조정으로 용인 청명센트레빌 아파트 일원 8만5천961㎡는 수원시로 편입됐으며, 수원시 원천동 42번국도 주변 준주거지역 일원 4만2천619.8㎡는 용인시에 포함됐다. 수원시와 용인시는 경계 조정 대상 지역 주민들이 각자 편입된 지역에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행정구역 변경에 따른 각종 행정사무 이관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시 경계 조정을 총괄한 아파트 입주민 현충식 씨는 "그동안 행정업무 처리나 아이들 교육에 있어 큰 고민거리와 함께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해 왔다"며 "이제 이러한 문제가 해결돼 주민들도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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