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수준이 낮으면서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기도내 가정 중 대다수가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 경기연구원이 도내 거주 30∼40대 기혼 근로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결과 응답자 80.4%는 가정과 직장생활 간 갈등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로 인해 가족 간 대화시간 부족(44.1%), 집안 환경 저하(25.1%), 가족과 마찰횟수 증대(16.6%)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갈등경험 비중은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84.9%)가 없는 경우(77.3%)보다 7.6%p 높게 나타났다. 미취학 자녀 수가 많을수록 갈등경험 비중도 높아져 3자녀 이상일 경우 90.9%로 매우 높았다.

월 400만 원을 기준으로 소득수준을 구분한 결과, 월 400만 원 미만이면서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 51.8%가 워라밸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자녀가 있는 응답자 81.0%는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상사와 동료의 눈치(25.2%), 과도한 업무(22.7%), 여행비용 부담(13.7%) 순으로 나타났으며, 미취학 자녀가 많을수록 여행휴가 비중(40.0%)이 낮으며 여행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휴가지원정책을 도입하면 부모-자녀관계에 긍정적 영향(88.4%), 자녀동행여행 증가(84.5%), 워라밸 증진(83.4%) 등으로 기대효과가 나타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도균 연구원 전략정책부장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다자녀가구 안식년 제도’ 같은 과감한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휴가권의 보장은 근로자 당사자의 워라밸 뿐만 아니라 부모-자녀 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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