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고(Vertigo)
114분 / 드라마/ 15세 이상 관람가

"오늘 하루도 몹시 흔들렸지만 잘 견뎌 냈다. 거리는 튼튼하니 이제 안심이다."

영화 ‘버티고’는 30대 직장인 여성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조용히 들여다본다.

현기증 나는 도심 속 고층 빌딩 사무실에서 매일을 위태롭게 버티고 있는 30대 계약직 사원인 ‘서영(천우희 분)’은 안정적인 삶을 원하지만 현실은 속수무책으로 흔들거린다. 

그녀를 따뜻하게 보듬어 줄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무너진 지 이미 오래이며, 회사에서는 재계약 시즌 때문에 불안함을 느낀다. 얼마 전부터는 고층 빌딩에 있는 사무실에 들어서면 이명과 함께 심한 현기증이 동반되는 증상까지 생겼다.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어하는 서영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사내 연애 중인 ‘진수(유태오)’. 하지만 서영은 진수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그녀를 지탱하던 모든 끈이 끊어져 버리고 만다. 더 이상 현실을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서영은 창 밖의 로프에 매달린 채 자신을 바라보는 로프공 ‘관우(정재광)’를 마주한다. 

영화 ‘버티고’는 전계수 감독이 대학 시절 쓴 시 ‘널빤지 위의 사랑’을 모티브로, 감독 데뷔 전 해외에서 직장생활을 이어가던 때에 자신의 마음을 서영에 투영해 쓴 시나리오에서 출발했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버티고’는 우리의 일상에 위로를 전하는 영화로 호평을 받으며 영화 팬들 사이에서 필수적으로 관람해야 한다는 이른바 ‘필람무비’로 자리잡았다. 

다양한 색채를 가진 연출로 많은 사랑을 받은 전계수 감독과 믿고 보는 배우로 정평이 난 천우희의 만남, 그리고 ‘레토’ 이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유태오와 충무로에 나타난 신예 정재광이 선보일 빛나는 열연을 만날 수 있다. 16일 개봉.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