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지역인 인천 강화군의 돼지 살처분이 100%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저장조 매몰 방식으로 진행돼 토양오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기호일보 DB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기호일보 DB

기존 특수비닐과 차수막(遮水幕)을 이용한 매몰법보다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저장조 균열 및 파손 가능성이 있어 일정 시간 후 재처리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20일 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특단의 조치로 강화지역 모든 양돈농가의 돼지 4만3천602마리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이 시행됐다. 살처분은 모두 이산화탄소 가스로 돼지를 질식사시킨 뒤 FRP 소재로 만든 가축사체 매몰용 탱크에 옮겨 담아 구덩이에 매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FRP 저장조 매몰 방식을 두고 일부 주민들은 저장 탱크의 침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토양오염 가능성을 제기했다.

FRP 저장 탱크는 가축사체의 부패가 일정 부분 진행된 후 바이러스가 불활성화되면 사체를 다시 꺼내 소멸화 처리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또 FRP 저장조의 균열이나 파손, 사체 부패로 발생되는 가스의 압력 등으로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있어 매몰지의 토양을 사후 관리해 줘야만 한다.

아울러 살처분 시행 시점에 가축사체를 고온 멸균 처리한 뒤 기름과 잔존물을 분리해 각각 재활용하는 ‘랜더링 방식’을 도입했어야 했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랜더링 방식은 사체를 매몰하지 않아 별도의 매몰지가 필요없을 뿐더러 고열로 사체를 처리하기 때문에 고온에 약한 전염병을 불활성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민 A(67)씨는 "최근까지 살처분이 이어진 파주나 연천은 일정 부분 이상 랜더링 방식을 통해 돼지 사체를 처리했다고 들었다"며 "강화도 완전 매몰이 아닌 랜더링 방식을 도입했다면 토양오염에 대한 주민들의 걱정이 현저히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랜더링 방식은 가축사체를 일일이 기계에 넣고 처리해야 해 장시간이 소요된다는 어려움이 있으며, 기계의 유지·보수도 어려운 점이 있다"며 "당시 강화의 급박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FRP 매몰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었으며, 추후 FRP 저장조 관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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