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 미군기지 반환을 계기로 주변 지역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평 캠프 마켓(부평미군기지) 반환 부지를 주변 함봉산 지하호 및 미쓰비시 줄사택 등과 함께 역사단지로 조성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운동 추진에 나서야 한다는 제안이다.
인천시는 지난 1일 부평구 부평안전체험관에서 ‘제2회 부평 캠프 마켓 시민 생각 찾기:전문가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향토사·문화·환경·녹지 등 지역 전문가들이 부평 캠프 마켓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정혜경 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반환될 부평 캠프 마켓 부지에 대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아시아태평양전쟁 당시 부평에 있던 조병창은 국내 유일의 일본군 무기 제조 시설로, 인적·물적 자원 수탈의 대상이 된 곳"이라며 "옛 인천육군조병창 제1제조소와 그 부속시설인 함봉산 지하호, 미쓰비시 줄사택·구사택을 잇는 역사단지를 조성하고, 연구용역사업 등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마련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인천민속학회 김현석 이사는 일제강점기 조병창 시기 등 약 100년에 걸친 캠프 마켓 부지와 부평지역의 역사를 설명했다.
그는 "부평지역에는 ‘장고개’와 ‘성현’이라 불리는 고갯길이 존재했는데, 일본군 주둔으로 모두 사라져 버렸다"며 "사라진 고갯길을 복원해야만 캠프 마켓 반환의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환경 분야 발표자로 나선 인천녹색연합 장정구 정책위원장은 굴포천을 비롯한 부평지역 복개하천의 실태와 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장 위원장은 "과거 부평은 여러 지류의 하천이 흘러가는 소위 ‘물의 도시’라 불리는 곳이었으나, 지금은 대부분이 복개돼 그 기능을 상실했다"며 "부지 반환과 함께 하천이 어우러지는 주민 친화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하대 김수전(사회인프라공학과)교수와 성균관대 최혜영(건설환경공학부)교수는 도시하천 관리 방향과 용산 미군기지 공원화 과정을 각각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치트강과 경남 김해 대포천의 사례를 들며 도시와 하천의 연계를 위한 시민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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