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17 축구대표팀의 백상훈이 3일(한국시간) 브라질 비토리아의 클레베르 안드라지 경기장에서 열린 FIFA U-17 월드컵 C조 칠레와의 3차전 전반 킥오프 52초 만에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2015년 이후 4년 만에 본선 무대로 복귀해 조별리그 통과라는 결실을 맺었다.

김정수 감독이 이끄는 U-17 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브라질 비토리아의 클레베르 안드라지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C조 칠레와의 3차전에서 백상훈(오산고)과 홍성욱(부경고)의 연속골을 2-1 승리를 거뒀다. 조별리그 2승1패(승점 6)를 기록한 한국은 같은 시간 아이티를 2-0로 꺾고 3연승을 달린 프랑스(승점 9)에 이어 조 2위를 확정했다.

한국은 6일 오전 4시 30분 고이아니아에서 앙골라와 8강 진출을 다툰다. 한국이 앙골라와 연령별 대표팀 맞대결을 펼치는 건 처음이다. 국가대표팀끼리만 2006년 3월 친선경기를 한 차례 치러 한국이 승리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선 조별리그 6개 조 1·2위 팀이 16강에 오르고, 남은 4장의 티켓은 각 조 2위 팀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에 주어졌다. 이 경기 전까지 칠레와 같은 승점 3에 골 득실이 밀려 3위였던 한국은 칠레전 승리로 16강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의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은 1987년, 2009년의 8강이다. 다만, 1987년에는 조별리그 이후 곧장 8강에 올랐다. 앙골라를 꺾으면 역대 최고 성적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날 한국은 최민서(포항제철고)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우고 미드필더로 김륜성, 오재혁, 윤석주(이상 포항제철고), 백상훈, 엄지성(금호고)을 배치했다. 수비진에는 이태석(오산고), 이한범(보인고), 홍성욱, 손호준(매탄고)을 내세웠고 골문은 신송훈(금호고)이 지켰다. 한국은 킥오프 52초 만에 터진 백상훈의 선제골로 16강에 가닿을 수 있었다. 상대 왼쪽에서 코너킥 이후 페널티아크 쪽으로 흘러나온 공을 백상훈이 왼발로 때리자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 52초 골’은 한국 남녀 각급 대표팀이 FIFA 주관 대회에서 터트린 골 중 가장 이른 시간 기록된 골이다.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이후에도 공세를 이어갔고, 전반 30분 추가골이 터졌다. 엄지성의 오른쪽 코너킥을 홍성욱이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을 통과한 슈팅이 비디오판독(VAR) 끝에 골로 인정됐다.

한국은 전반 41분 칠레의 오로스가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든 뒤 꽂은 왼발 슛을 허용했다. 전반을 2-1 리드 속에 마친 한국은 후반 16분 엄지성, 후반 39분 정상빈(매탄고)의 중거리슛이 추가골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칠레의 공세를 끝까지 차단해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없이 ‘자력 16강행’을 확정했다.

‘52초 골’의 주인공 백상훈은 경기 후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가 걷어낸 것이 운 좋게 발 앞에 떨어져서 자신 있게 슈팅했다. 차는 순간 느낌이 좋아서 들어갈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백상훈은 AFC U-16 챔피언십 예선 및 본선에서 활약한 대표팀 주축이다. 중앙 미드필더인 그는 수비 성향이 강하다. 국가대표 출신 박지성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만큼 많은 활동량을 자랑한다. 김 감독이 "(첼시와 프랑스 국가대표에서 활약하는)응골로 캉테와 비슷한 스타일"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백상훈은 "앙골라와의 16강을 앞두고 몸을 회복하는 데 집중한 뒤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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