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세일 페스타? 백화점이랑 마트에서 연중 하는 세일과 무슨 차이가 있나요. 오히려 온라인이 더 저렴하던데."

 유통·제조·서비스 기업까지 660여 개 업체가 참여, 지난 1일 시작해 오는 22일까지 진행 중인 ‘2019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 기간에  만난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한국판 ‘블랙프라이 데이’를 표방하며 5년째 시행하고 있는 코세페 행사 자체를 몰랐다. 바로 코세페가 처한 현주소다. 오히려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중국 최대 쇼핑행사인 오는 11일 진행되는 중국 ‘광군제’나 11월 말 추수감사절 시즌에 하는 미국 ‘블랙프라이 데이’를 알고, 구매를 더 많이 한다. 분명 코세페는 이 두 세일을 롤 모델로 만들어졌는데, 근처는 고사하고 흉내도 내지 못할까. 

 소비자 외면의 가장 큰 원인은 할인율이다. 코세페 기간 대부분의 상품은 10∼30% 할인율을 보이는데, 이는 정기 세일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유통업계 중심의 코세페는 제조사와 직매입 업체가 중심이 된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처럼 할인 폭을 키우기가 어렵다. 블랙프라이 데이와 광군제에선 40∼50% 세일이 기본이고, 90%의 재고 대처분 상품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 같은 지적에 올해 코세페는 정부 주도에서 민간주도로 업체수도 200여 개나 늘어나고, 세일 폭도 10% 올려 평균 40%를 기준으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의 경우 세일은 1년 내내 진행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존 행사에서 볼 수 있는 종류의 세일이 많아 효과도 크지 않다. 단지 보여 주기식으로 비춰진다"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코세페를 통해 소비자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면 정확하게 분석하고, 업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 이제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이고도 형식적 행사로 전락한 코세페의 존폐에 대해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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