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목표로 ‘매입형 유치원’을 추진 중인 가운데 전환 대상으로 선정된 도내 한 사립유치원의 학부모들이 선정 취소를 신청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7일 도교육청과 용인 A사립유치원 학부모 등에 따르면 A유치원은 지난 5월 도교육청이 실시한 매입형 유치원 공모를 거쳐 8월 전환 대상 유치원으로 선정됐다.

도교육청은 8월 2차 공모를 진행해 최종 15개 사립유치원을 매입 대상 유치원으로 선정한 뒤 감정평가와 시설물 안전점검 등 매입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동시에 지난달 14∼24일 해당 유치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실시했다.

그러나 사전에 매입형 유치원 공모 사실을 알지 못했던 A유치원 학부모들은 지난달 13일 용인교육지원청에 ‘국공립유치원 전환 시 장점에 대해 유치원 학부모들에게 설명해 달라’는 내용의 요청공문을 보냈지만 거부당하자 5∼6세 원아 학부모 156명을 대상으로 매입형 전환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부모 149명의 70%가 ‘사립유치원으로의 운영’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되자 같은 달 30일 용인교육지원청에 ‘매입형 유치원 선정 취소 요청’ 공문을 발송했지만, 지난 6일 "매입 신청과 동시에 협약이 체결돼 최소는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취소 불가 공문을 받게 되자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부모는 "틀에 박힌 교육이 아닌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경험을 아이가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사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냈는데 학부모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일방적으로 공립으로의 전환을 강행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청은 매입형 공모 신청 이후에도 유치원 측에 ‘학부모들의 의견에 따라 취소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음에도 불구, 아직 확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상태인데도 취소는 불가능하다며 당초 설명과 다른 답변을 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경기도는 사립유치원에 대한 의존도가 75%에 달해 집단행동 시 많은 유아들이 피해를 겪는 등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공립유치원을 확대해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A유치원의 학부모 의견 조사가 유치원 차원에서 진행돼 그 진의를 확신할 수 없는 만큼 학부모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진행해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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