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원 A배달전문업체에는 40대 남성 2명이 파트타임으로 배달일을 하고 싶다며 찾아왔다. 편의점과 카페를 운영하는 이들은 "최근 장사가 안 돼 인건비라도 벌기 위해 부업으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업체 대표는 "최근 자영업자들 중 장사가 안 돼 밤에 부업이나 전업으로 배달업이나 대리운전기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가계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40대가 위기를 맞고 있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 40대 취업자는 649만3천 명으로 전년 동기 665만5천 명보다 16만2천 명(-2.4%) 감소했다.

40대 취업자 감소는 2015년 1분기 이후 19분기째 계속돼 사상 최장기간 지속됐다. 감소 폭 역시 30대가 1만5천 명 감소한 것과 비교해 40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50·60대 취업자가 각각 12만1천 명, 38만3천 명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40대 취업자 감소는 더욱 두드러졌다.

40대 취업자가 줄어드는 것은 인구 감소로 경제활동인구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취업이 어려워지자 재취업 대신 창업에 나서면서 취업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수많은 40대가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그만큼 실패도 많다는 점이다.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한 40대 자영업자(개인사업자)는 35만2천868명으로 같은 기간 창업한 50대 자영업자 31만3천173명보다 3만9천695명 많았다.

이처럼 40대 창업이 50대보다 많았지만 40대의 폐업이 많아 전체 사업자 수는 50대에 밀렸다. 지난해 말 기준 가동 사업자 수는 40대가 174만2천700명으로 50대 206만5천674명보다 32만2천974명 적었다.

반면 지난해 폐업신고한 40대 자영업자는 22만2천117명으로 50대 21만9천306명보다 2천811명 많았다. 지난해 하루 평균 609명의 40대 자영업자가 가게 문을 닫은 셈이다.

중소기업연구원 관계자는 "가계경제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40대가 취업전선에서 감소하고 있다"며 "취업시장에서 밀린 40대가 창업전선에 뛰어들었지만 폐업자로 내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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