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옹진군에 대규모 건설공사 계획이 예고되자 멈췄던 선갑도 채석단지 지정이 꿈틀거릴 기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임시도로가 개설된 자월면 승봉리 선갑도. <독자 제공>

인천시 옹진군에 대규모 건설사업이 엿보이자 멈췄던 자월면 승봉리 선갑도 채석단지 개발이 또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선갑도 주변 자월면·덕적면 주민들은 자연 훼손이 불가피한 채석단지 대신 생태경관보전지구 지정을 위해 서명에 들어갔다.

12일 자월면 주민들에 따르면 다음 주까지 자월면과 덕적면 주민을 대상으로 선갑도 생태경관보전지구 지정을 위한 서명을 모두 받은 뒤 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주민 서명전은 최근 옹진해역과 육지에 대규모 건설사업 계획이 잇따르자 선갑도(365만3천㎡, 해발 352m) 주인인 S사가 채석단지 지정을 위한 물밑 움직임을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총 사업비 499억 원을 들여 2023년 완공을 목표로 백령면 용기포항에 해경부두(외곽호안 342m, 부두 220m) 건설공사를 발주했다. 국토교통부는 1천208억 원을 투입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백령공항(진촌리 솔개간척지 25만4천㎡) 건립사업을 내년 1월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기로 했다.

시와 남동발전㈜은 3조 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대초지도 인근과 덕적도 외해에 해상풍력발전단지(300㎿×2개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서해평화수역 조성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연평면 당섬 인근에 해군 고속정 부두(추정 사업비 800억 원) 건설계획도 거론됐었다. S사는 최근 선갑도 내 선착장과 진입도로 공사를 마쳤으나 공유수면 불법 점유와 산림 훼손 등으로 주민들과 마찰을 빚었다.

S사는 2017년 4월 11일 선갑도 안 36만4천872㎡ 터에서 14년 동안 777만212㎥의 골재 채취를 내용으로 하는 채석단지 지정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취하했다. 당초 S사는 86만734㎡ 터에서 33년간 골재 6천892만2천505㎥를 캐기로 계획했으나 주민 반대로 단지 면적과 골재채취량을 줄였다. 이 과정에서 옹진군은 선갑도 채석단지 지정에 ‘찬성 의견’을 밝혔고, S사도 바닷모래 채취 대가에 상응하는 주민복지기금(현재 1㎥당 440원)을 내놓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S사 관계자는 "사유지를 놓고 주민들이 생태경관지구로 지정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월권이다"라며 "허가권자인 산림청과 관할 자치단체인 옹진군이 원하면 채석단지 지정을 다시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자월면의 한 주민자치위원은 "선갑도는 인근 풀등과 더불어 생태적 가치가 있다"며 "보존을 통해 해양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설명했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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