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투표. /기호일보 DB
선거 투표. /기호일보 DB

내년 4·15 총선을 앞두고 ‘공약 되풀이’가 우려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지역을 휩쓸었던 현안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재탕’, ‘삼탕’으로 우려지고 있어서다. 인천도시철도 3호선 등 철도 건설과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가 대표적이다.

20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여야는 해묵은 현안으로 앞다퉈 기자회견을 열며 이슈 몰이를 꾀하고 있다.

박우섭 더불어민주당 미추홀을 지역위원장은 최근 인천3호선 관련 철도교통정책을 내놓았다. 경인선 제물포역에서 인하대를 거쳐 인천터미널까지 잇는 도시철도다. 이에 질세라 자유한국당 인천시당은 인천3호선 건설 촉구 관련 시민추진위원회 발대식을 열었다. 공동위원장은 안상수(중·동·강화·옹진)시당위원장과 윤상현(미추홀을)의원이 맡았다. 이들이 주장하는 3호선은 수인선 인하대역에서 학익법조타운, 인천터미널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그러나 이들이 제시한 철도정책은 인천시가 이미 10여 년 전 제시했던 안이다. 시는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안’을 수립하면서 일명 ‘대순환선’인 인천3호선을 계획했지만 2009년 경제성과 사업비 부족 등의 이유로 중장기 사업으로 미뤘을 뿐이다.

시는 ‘인천대공원∼논현∼송도∼숭의∼아시아드주경기장∼인천대공원’(59.63㎞)을 순환하는 인천3호선 노선을 마련했으나 비용 대비 편익비율(B/C)이 0.29에 불과한데다 사업비도 4조8천979억 원에 달해 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대순환선을 구간별로 나눠 남부순환선(인천대공원∼송도∼시민공원, 29.38㎞)을 우선 건설하는 것을 고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타당성 통과라는 높은 벽이 남아 있다.

철도공약을 제시하는 두 정치인들 역시 3호선 건설의 가장 큰 걸림돌인 대규모 사업비 마련에 대해서는 뾰족한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 현안도 총선에서 다시 한 번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수도권매립지는 2016년 사용 종료할 계획이었으나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3개 시도 단체장과 환경부 장관 등이 4자 합의를 통해 연장하기로 했다. 이후 시와 지역 정가는 수도권매립지 2025년 사용 종료를 주장하고 있으나 종료 선결 조건인 대체매립지 조성에 애를 먹고 있어 요원한 상태다.

이에 따라 수도권매립지가 소재한 서구지역 출마에 나설 여야 후보들은 이번에도 매립지 사용 종료를 외치게 생겼으나 묘안 없는 단순 외침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선거 때마다 철도를 놓는다느니, 수도권매립지를 반드시 종료시키겠다느니 하는 공약이 나오지만 솔직히 이제는 믿기 힘들다"며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주민들도 알고 있지만 정치인들이 선거 때는 될 것처럼 장담하다 4년 뒤에도 상황이 똑같아지니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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