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와 안양시를 오가는 마을버스 운행 노선 협의를 놓고 두 자치단체 간 마찰이 빚어지면서 죄 없는 이용객들의 피해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20일 안양·의왕시에 따르면 2017년 5월 의왕시 청계사에서 안양시 동안구 인덕원역까지 운행하는 2개 마을버스 노선(10번, 10-1번)과 의왕시 학의동 백운밸리에서 안양 인덕원역까지 오가는 4개 마을버스 노선(5번, 5-1번, 6번, 6-1번) 등 총 6개 마을버스 노선 회차 지점을 기존 인덕원사거리에서 동편마을사거리로 변경했다.

해당 노선이 운행되는 인덕원사거리의 도로가 좁고 차량 통행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버스가 회차하기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의왕시는 승객 안전을 위해 회차 지점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의왕시는 인덕원역과 동편마을사거리를 관할로 둔 안양시에 이러한 의견을 전달했으며, 안양시도 추후 인덕원역 주변 도로 개편 시 기존 노선대로 다시 운행한다는 단서 조항을 전제로 이를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버스정류장 2곳(인덕원역 8번출구·인덕원성당)이 새로운 노선에 포함되면서 기존보다 운행거리도 약 1.5㎞ 늘어났다. 해당 노선을 통과하는 마을버스 운행 대수는 총 20대에 이른다.

안양시는 관내 버스업체 운영 노선 보호를 위해 이들 버스정류장(인덕원역 8번출구·인덕원성당)에서 해당 마을버스 20대의 승하차를 제한했다. 현재 인덕원역 8번출구 정류장에서는 해당 마을버스의 승객 하차만 가능하며, 인덕원성당 정류장은 승하차 모두 불가한 상태다.

문제는 해당 마을버스가 이들 정류장을 오가자 이를 이용하려는 시민들의 승차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버스 노선이 이들 정류장에서 서지 않도록 두 지자체 간 협의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모르는 시민들은 무정차로 인한 불만이 극에 달하는 등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의왕시는 지난 8월 이곳 정류장 2곳에서 해당 버스 노선의 승하차 허용을 요구하는 협의공문을 안양시 측에 보냈다.

의왕시 관계자는 "도로가 언제 개편될지도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의 불편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양시에서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 이들 정류장의 승하차 허용을 충분히 검토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양시는 버스 승객의 안전을 위해 추가로 경유 노선 2곳을 확대해 줬는데 추가로 승하차까지 허용하면 특혜 시비가 일 수 있는데다, 관내 버스업체 운영 노선도 충분히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협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안양시 관계자는 "이미 의왕시 의견을 충분히 수용해 해당 마을버스 경유 노선을 늘려 준 사항"이라며 "안양시 마을버스 업체들도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로서는 허용이 어렵다"고 했다.

의왕=이창현 기자 kgprs@kihoilbo.co.kr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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