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士救虎(도사구호)/道 길 도/士 선비 사/救 구원할 구/虎 범 호

산골에 큰 물이 져서 집이 떠내려가고 사람이 나무나 지붕 위에 올라가 살려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뱃사공과 함께 한 도사가 강가에서 물에 떠내려 오는 사람들에게 나무나 밧줄 따위를 던져서 구해 줬다. 

다음 날 아침 물에 빠진 오랑이가 살려 달라고 애원하며 소리쳤다. 

"짐승도 생명이 있는 법, 어서 구해 주도록 합시다."

뱃사공이 재빠른 동작으로 저어나가 나무토막을 던져서 끌어 올렸다. 처음에는 정신이 나가 그저 물에 젖은 털을 계속 혀로 핥고 있던 호랑이는 언덕에 올라오자 큰 눈을 부라리며 도사를 노려보고 이내 ‘어흥!’하고 그를 덮쳤다. 마침 옆에 있던 뱃사공이 달려들어 죽음은 면했으나 크게 다쳤다. 욱리자(郁리子)가 이르기를 ‘도사의 잘못이로다. 사람이 아닌 것을 알고서도 살려 냈으니 그게 바로 잘못이 아니고 무엇이랴!"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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