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이 25일(한국시간) 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이자 여자골프 사상 가장 많은 우승 상금이 걸린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뒤 150만 달러가 적힌 보드와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김세영이 25일(한국시간) 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이자 여자골프 사상 가장 많은 우승 상금이 걸린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뒤 150만 달러가 적힌 보드와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김세영(26)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9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500만 달러)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김세영은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6천55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하며 2위 찰리 헐(잉글랜드)을 1타 차로 따돌렸고, 여자골프 사상 최다 우승상금 150만 달러(약 17억6천만 원)를 받았다. 올해 US오픈 총상금 규모가 550만 달러로 이번 대회보다 많았지만 우승상금은 100만 달러였다.

올해 3승을 따낸 김세영은 박세리(25승), 박인비(19승), 신지애(11승)에 이어 한국 선수 중 네 번째로 LPGA 투어 통산 10승 고지에 올랐다. 김세영은 2014년 창설된 CME 글로브 레이스(한 시즌 선수들의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제도) 1위로 시즌을 마친 최초의 한국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 이 대회 우승자가 1위가 되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면서 고진영 대신 김세영이 그 자리를 꿰찮다. 김세영이 승수를 쌓으면서 한국 여걸들은 2015·2017년에 이어 시즌 투어 최다승 타이 기록인 15승을 합작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은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해 공동 11위에 오르며 상금(277만3천894달러)과 평균 타수 부문(69.062타, 베어 트로피) 1위를 확정했다. 한국 선수로는 2009년 신지애, 2010년 최나연, 2012년과 2013년 박인비, 2017년 박성현에 이어 통산 6번째 투어 상금왕 탄생이다. 평균 타수 1위는 2003년 박세리, 2004년 박지은, 2010년 최나연, 2012년과 2015년 박인비, 2016년 전인지에 이어 통산 7번째다.

이로써 고진영은 세계랭킹, 올해의 선수,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시즌 5개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수여), 상금, 평균 타수 등 주요 부문 1위를 모두 휩쓸며 최고의 한 해를 완성했다. 여자골프 사상 세계랭킹 1위 자격으로 한 시즌 올해의 선수, 상금왕, 최저 타수상을 휩쓴 선수는 2007·2008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2011년 쩡야니(타이완), 2018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에 이어 고진영이 네 번째다. 여기에 2014년 창설된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까지 석권한 선수는 지난해 쭈타누깐과 올해 고진영까지 둘뿐이다. 다만, 쭈타누깐은 지난해 CME 글로브 레이스까지 1위를 휩쓸었다.

이번 대회 사흘 내내 선두를 달린 김세영은 마지막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추격한 헐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김세영이 17번홀(파5) 약 5m 버디 퍼트를 놓친 반면 헐은 18홀(파4) 버디를 잡아 17언더파 공동 1위가 됐다.

마지막 18번홀에서 김세영의 두 번째 샷이 홀 약 8m 정도 거리에 놓여 버디는 쉽지 않아 보였다. 연장전 기운이 짙어진 상황에서 김세영의 버디 퍼트는 홀 왼쪽을 향해 가다 오른쪽으로 살짝 돌며 극적으로 홀 안으로 떨어졌고, 연장전 없이 우승이 확정됐다.

대회 최종일 항상 빨간색 바지를 즐겨 입어 ‘빨간 바지의 마법사’로 통하는 김세영은 "거의 울 뻔했다. 지금도 믿을 수 없다"며 투어 시즌 최종전 우승의 기쁨을 표현했다.

LPGA 투어는 이제 2020년 1월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비스타에서 막을 올리는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로 새 시즌을 시작한다. 김세영은 2020시즌 목표에 대해 "도쿄 올림픽 출전과 (올해보다 1승 더 많은)4승 달성"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 받은 상금이 10만 달러 정도였다. 이번에 큰 상금을 받아 의미 있는 곳에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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