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끊긴지 몇 달째… 조기폐경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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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끊긴지 몇 달째… 조기폐경 아닐까?
다낭성 난소 증후군
  • 기호일보
  • 승인 2019.11.27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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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서울여성병원 아이알센터(난임센터)  과장
이지은 서울여성병원 아이알센터(난임센터) 과장

외래를 보면 "몇 개월간 생리가 없어요"하며 조기 폐경이 아닌가 걱정이 돼 방문하는 환자들이 많다. 물론 실제 조기 폐경인 분들도 있지만 그보다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인 경우가 훨씬 많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Polycystic ovarian syndrome)’이란 ▶초음파상 다낭성 난소 소견 ▶남성호르몬 과다증(혈액검사상 수치가 높은 경우나 임상적으로 여드름이나 다모증이 있는 경우) ▶배란장애(희소배란 또는 무배란) 등 3가지 조건 중 2가지 이상을 만족하는 경우를 말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주요 병태생리 기전은 인슐린 저항성에 있는데, 이로 인한 당뇨·고지혈증·고혈압·비만과 같은 대사성질환의 위험성이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초음파상 다낭성 난소 형태만 보이는 것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아니다. 남성호르몬 과다증 및 배란장애 등과 같은 다른 조건이 같이 있어야 증후군이라는 질환으로 진단하게 된다.

환자들이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발생 원인과 치료에 대해 많이 질문하는데, 안타깝게도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고, 완치가 되는 개념의 질환은 아니다. 여러 가지 선천적인 요소와 후천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내분비질환으로 생각되는데, 다낭성 난소 증후군 자체가 없어지는 치료는 없다. 이 질환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 증상들을 관리해 주는 방법이 필요하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가장 흔하고 대표적인 문제점은 ‘배란장애’다. 배란장애가 온다는 것은 곧 생리불순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정상적인 생리주기(24~35일 주기)에서는 배란이 되고 나서 2주 뒤에 생리를 규칙적으로 하게 되지만, 배란이 되지 않거나 너무 늦게 배란이 되면 생리주기가 길어지게 된다. "한 달에 두 번 이상 생리를 해요"라고 오는 분들도 많은데 이런 경우도 정상 생리가 아닌 무배란성 부정 출혈일 수 있다. 

여성은 배란이 돼야 난자가 배출돼 정자와 만나 수정이 되므로 배란이 되지 않으면 임신이 될 수 없다. 물론 다낭성 난소의 형태를 가진 모든 분이 배란장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배란이 잘 되는 다낭성 난소는 자연임신도 충분히 잘 될 수 있다. 

배란장애로 인한 난임은 클로미펜이나 페마라와 같은 배란유도제를 사용해 배란 초음파 등을 확인, 자연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 먹는 배란유도제로 배란이 잘 안 되는 경우에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면서 배란을 유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메트포민이라는 당뇨치료제를 병행해서 써 볼 수 있고, 배란유도제 주사를 같이 사용해 볼 수 있다. 

배란 확인을 하면서 자연임신을 시도해 봤으나 6개월~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시술을 고려해 봐야 한다. 다낭성 난소의 경우 과배란 유도를 했을 때 난포가 수십 개 이상 자라서 ‘난소 과자극 증후군(혈관 투과성이 증가해 복수가 차게 되고 혈전 발생의 위험성이 높아짐)’이란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며, 최근에는 이런 합병증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있으므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임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 생리불순이나 무배란성 부정 출혈은 경구피임약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피임약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복합체로, 이러한 성분이 일정하게 공급되다가 휴약기나 위약을 복용하는 동안 호르몬 공급이 중단되면서 생리가 나오게 돼 규칙적인 생리를 유도하게 된다. 또 배란이 되지 않으면 프로게스테론의 분비가 없어져 자궁내막에 에스트로겐만의 자극이 지속돼 자궁내막암의 위험성이 증가하게 되는데, 경구피임약을 복용해 이러한 암의 위험성도 줄일 수 있다. 그 밖에 생리통 감소나 여드름, 다모증 치료에도 도움이 되므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인 경우 경구피임약을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된다.

앞서 설명했지만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한 당뇨·고지혈증·고혈압·비만의 위험성이 증가하므로 이에 대한 지속적인 검진 및 관리 또한 중요하다. 특히 비만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아닌 경우에도 체지방 증가가 에스트로겐 호르몬 증가로 이어지면서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배란장애가 오게 되고 난자의 질 저하로 인한 난임의 원인이 되므로 체중 감량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만 여성은 체중 감량만 하게 되면 배란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게 돼 생리불순으로 인한 경구피임약 복용이나 임신을 위한 배란유도제를 쓸 필요가 없어 가장 효과적이고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 아니라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평소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개선(인스턴트 줄이기, 신선한 채소 섭취, 짜고 단 음식 피하기 등), 체중 감량 등의 노력을 병행한다면 난임이나 생리불순, 부정 출혈, 여드름, 다모증,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과 같은 증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도움말=서울여성병원 아이알센터(난임센터) 이지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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