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에 2023년 개교 예정인 루원중학교가 신축도 하기 전에 이전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한다. 다름 아니라 바로 학교 신설 용지 밑으로 서울도시철도 7호선 청라연장선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학교 밑으로 지하철이 지난다는 사실에 교육당국뿐 아니라 아이를 보내야 하는 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교 밑으로 기차가 지나가면 아무리 깊은 지하라고 하더라도 학생들의 학습 환경에 좋지 않은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당장 소음과 진동은 물론 학교건물의 안전까지 위험할 수 있어서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25일 교육환경보전위원회를 열고 루원중학교에 대한 교육환경평가를 통해 서울지하철 7호선 노선을 학교 경계 밖으로 분리하라는 조건으로 학교 입지를 결정했다고 한다. 학교를 신설하려면 학교 부지를 지하철이 안 다니는 곳으로 옮기든지, 아니면 지하철노선을 아예 우회시키라는 결정이다. 교육당국이 내놓은 해법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당연한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문제였다. 그럼에도 학교 입지를 책임진 사업자나 지하철을 신설하는 인천지하철본부의 노력은 박수를 쳐 줄 만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하철에 따른 피해를 방지하려고 학교용지를 다각도로 검토했다. 기존 위치에서 이리 옮기고 저리 옮겼지만 지하철 노선을 완전히 피하지 못했고, 피했다 하더라도 일조권 침해라는 또 다른 문제에 부딪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제기된 안이 철도 노선을 조정하는 안이다. 다행스럽게도 루원중학교를 지나는 서울지하철 7호선은 1공구는 아직 설계가 진행되지 않았다. 특히 사업자인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는 노선을 학교용지 밖으로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고, 우회 정도나 그 영향 등에 따라 관계기관 협의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철도노선 조정이 어디 쉬운 일인가. 아직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의 쾌적한 교육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관계당국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한 일이다. 물리학에서 힘은 물체에 작용해 영향을 주는 크기를 말한다고 한다. 그 힘에는 중력과 마찰력, 부력, 장력, 전자기력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물리학자들은 자연현상이 이렇게 네 종류의 기본 힘에 의해 지배된다고 하는데 어떤 물체에 영향을 줘 움직이게 하는 것이 힘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의 힘은 쓰임새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철길을 옮기는 힘. 그것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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