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Utd. /사진 = 인천Utd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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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기업구단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인천시가 인천구단을 인수할 기업을 물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그 최종전을 앞둔 시점까지 1부리그(K리그1) 잔류를 확정 짓지 못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상위 리그 잔류에 성공해야만 인수자 물색과 협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최근 인천구단 매각을 위해 자본력 있는 복수의 기업에 인수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28일 밝혔다.

당장 구미 당겨 하는 기업들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매각을 시도할 방침이다.

인천구단은 시민들이 주주인 시민구단이며, 구단주는 지자체장인 인천시장이다. 시민구단 중 유일하게 하위 리그 강등 경험이 없지만 2014년부터 매 시즌 막바지까지 강등권 탈출에 허덕이며 ‘잔류왕’, ‘생존왕’ 등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붙었다.

성적이 이렇다 보니 지역에서는 매년 수십억 원가량의 세금을 운영자금으로 투입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인천구단에 지원한 보조금은 2015년 43억 원, 2016년 50억 원, 2017년 50억 원, 2018년 85억 원, 2019년 70억 원 등이다. 내년에도 70억 원 규모의 보조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 6월 일부 시의원들이 인천구단 예산 지원 중단을 화두로 던졌다가 축구 팬들의 거센 반발에 사과하기도 했다.

결국 시가 마련한 예산 부담 해소 방안은 기업에 구단을 매각하는 것이다. 최근 대전시도 이 같은 고민을 구단 매각으로 해결했다. 인수자는 인천 서구에 금융타운을 조성했고, 2023년까지 본사도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하나금융그룹이다. 대전시는 연간 80억 원의 대전시티즌 지원예산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축구계에서는 하나금융그룹이 구단 인수를 추진하면서 인천구단과도 접촉했을 것이라고 추측했으나 시는 제안받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2부리그(K리그2) 소속인 대전시티즌이 인천구단보다 규모가 작아 투자금액을 절감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인천구단 매각의 관건은 1부리그 잔류 여부다. 하나금융그룹의 대전시티즌 인수라는 예외가 있지만, 기업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프로구단을 운영하는 이유가 홍보와 사회공헌 차원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중적 관심도가 덜한 2부리그보다는 1부리그에 남았을 때 매각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보편적이다. 하위 리그 강등은 주전선수 유출과 운영예산 삭감 등을 불러와 구단 재도약이 쉽지 않고, 가치도 하락한다. 전남(모기업 포스코)과 부산(현대산업개발)이 강등 뒤 승격에 실패하면서 구단 운영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인천구단 팬은 "조례에 따라 앞으로 최소 3년간은 매년 70억 원 이상 지원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어쭙잖은 기업이 인수하면 회사 사정에 따라 운영구조가 흔들릴 수 있으니 재계에서 상위 순위를 다투거나 은행권 기업이 구단을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여러 곳에 구단 인수 제안을 하고 있지만 크게 관심을 보이는 기업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우선은 구단의 추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스폰서 유치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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